루이비통, '롯데'에서 '현대'로 층간 이동…왜?
명품의 대명사 루이비통이 '명분' 보다는 '실속' 차리기에 나섰다.

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루이비통은 롯데코엑스면세점 매장에서 철수할 예정이다. 동화면세점 매장에 대해서도 철수를 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에 대표적인 면세점 매장에서 루이비통이 물러나기는 하지만 이는 실속을 감안한 결정이라는 것이 관련업계의 추측이다.

루이비통은 삼성동 롯데코엑스면세점 매장에서 철수를 앞두고 있지만, 동시에 오는 12월부터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에 리모델링을 통해 더 큰 매장에 입점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지하 면세점 매장에서 지상 1층 백화점으로 층간 이동을 하는 셈이다. 현재 무역센터점은 코엑스와 현대백화점의 증축과 리모델링 공사로 인해 지난 3월 매장을 철수한 상태다.

루이비통은 오는 12월 롯데코엑스면세점와의 계약만료 시점에 더 이상 연장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매장은 AK면세점 시절이던 2008년 12월 입점했다. 한동안 면세점 내 최대 매출액을 기록할 정도로 호조를 보였으나 롯데에 인수된 뒤 공항철도 2단계 구간 개통 등으로 공항터미널 이용자 수가 감소하면서 매출이 급격히 하락한 데 따른 것이다.

다시 말해 루이비통은 내년 초 삼성동 코엑스 인근에서 매장이 2개에서 1개로 줄게 됐다. 하지만 줄게되는 1개의 매장은 객단가가 높고 면적도 넓어지는 효과를 보게 됐다. 일반적으로 백화점의 객단가는 면세점 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름대로의 '선택과 집중'을 하는 셈이 됐다.

루이비통은 그동안 '한국에 21개의 매장만을 내겠다', '백화점 오픈일에 매장 오픈일을 맞출 수 없다' 등의 콧대높은 행보를 보여왔다. 세계적인 명품인 탓에 '명분'을 중시하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수익성이 떨어지는 매장을 연이어 청산하는 모습은 그들의 공식적인 행보와는 다소 거리감이 있어 보인다. 실제 국내에 루이비통 매장은 직영점, 백화점, 면세점을 합치면 30개가 넘는다.

업계 관계자는 "루이비통이 공식적으로 밝히는 21개 매장이라는 의미는 숫자 자체보다는 희소성을 고집하겠다는 의미"라며 "입점이 확정된 루이비통 매장만도 상당수"라고 귀띔했다.

현재 루이비통은 청담로드숍을 비롯해 백화점 매장이 21곳, 면세점은 10곳으로 총 32곳의 매장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백화점에 5곳(애비뉴엘, 잠실, 부산 서면, 부산 센텀시티, 대구)의 매장이 있으며, 신세계백화점에는 7곳(본점, 강남점, 죽전점, 센텀시티점, 광주점, 영등포, 인천점)에 입점해 있다.

현대백화점에 5곳(압구정본점, 무역센터점, 목동점, 울산점, 부산점), 갤러리아백화점에 2곳(WEST, 대전점)이 있다. AK플라자(분당점), 대백프라자 등에도 입점해 있다. 면세점만해도 10곳(롯데서울면세점, 롯데월드면세점, 롯데코엑스면세점, 롯데부산면세점, 롯데제주호텔, 인천공항, 신라면세점, 신라제주, 동화면세점, 부산파라다이스면세점)에 달한다. 여기에 현대백화점 대구점에는 내년초 입점이 확정됐다.

한경닷컴 김하나 기자 han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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