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뭄바이의 작은 택배 기업이 주목받고 있다. 2009년 설립된 미러클 쿠리어즈(Miracle Couriers)가 주인공으로 세계 각국의 혁신적인 비즈니스 아이디어를 소개하는 스프링와이즈닷컴(springwise.com)이 2011년 주목해봐야 할 기업으로 손꼽았다. 주요 고객은 경제 중심시 뭄바이를 거점으로 하고 있는 대기업들이다. 마힌드라,보다폰 에사르와 같은 대기업의 택배 업무와 포브스인디아,엔터프레너 같은 잡지를 배송하며 급성장하고 있다.

미러클 쿠리어즈는 무엇이 특별할까. 바로 직원이다. 관리자 4명을 제외한 64명의 직원이 모두 청각장애인이다.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석사 학위를 받은 드루브 라크라 CEO는 인도로 돌아온 뒤 지속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아이템을 찾던 중 우연히 청각장애 소년과 만나 글을 쓰며 대화한 것이 계기가 돼 청각장애자에 대해 관심을 갖게 된다.

인도에는 800만명의 청각장애인이 있지만,의사소통이 힘든 이들에게 마땅한 일자리가 있을 리 없었다. 정부의 장애인 지원도 일시적인 원조에 그쳐 경제적인 자립도가 매우 낮았다. 이들을 위한 일자리를 고심하다 찾은 것이 택배 사업이다. 업무의 특성상 의사소통이 많이 필요하지 않고,오히려 길을 잘 기억하고 찾는 시각적인 능력이 중요했다. 청각장애인에게 안성맞춤이었다.

이처럼 미러클 쿠리어즈는 사업을 시작하고 나서 청각장애인을 고용한 것이 아니라,먼저 그들을 채용하기로 하고 그에 맞는 사업 아이템을 찾았다. 시작은 사회공헌 차원이었다. 하지만 기업으로서 경영효율을 높이고 수익을 내야 했다.

미러클 쿠리어즈 직원 중 20명은 여성이다. 이들은 사무실에 근무하면서 운송 물품 자료를 정리하고,운송정보를 추적하고 분류하는 업무를 한다. 44명의 남성들은 배송 업무를 담당한다. 이들은 사무실에선 수화로,외부에 있을 때는 휴대폰 문자메시지로 의사소통을 한다. 갑자기 배송지가 변경되거나 취소돼도 별문제 없이 대처할 수 있다. 이를 통해 매달 6만5000건의 배송을 소화하고 있다.

이뿐이 아니다. 미러클 쿠리어즈는 업무 전문성 교육을 통해 직원들의 자존감을 높였다. '가능성을 배달한다'는 슬로건이 새겨진 공식 유니폼도 입도록 했다. 더 이상 사회적 약자가 아닌 당당한 전문가로서의 마음가짐을 갖게 한 것이다.

장애인이 스스로 일어설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어느 나라에서나 중요한 문제다. 정부와 기업,시민사회가 함께 고민해야 한다. 기업들이 장애인 고용을 '울며 겨자 먹기'라고 생각하기에 앞서,그들의 '장애'가 아니라 '강점'에 주목해 사업을 일군 미러클 쿠리어즈의 사례는 곰곰이 들여다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다.

조미나 < 상무 > / 사유라 < 선임 연구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