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노인들은 두 명 중 한 명꼴로 골관절염을 앓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2009년 전국 4600가구의 가구원 전체를 대상으로 국민건강 영양조사에서 골관절염 유병률을 조사한 결과다. 처음 실시한 이번 조사에서 65세 이상 여성 노인의 50.0%가 골관절염을 앓고 있어 남성 노인(20.1%)에 비해 여성 노인의 유병률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체에서 가장 중요한 무릎관절,어깨관절,엉덩이관절(고관절) 등 3대 관절의 주요 질환을 알아본다.

◆무릎은 노화로 인한 연골 손상이 주범


무릎관절 질환은 나이 들어 연골에서 수분이 서서히 빠져 나가 연골이 탄력을 잃고 쉽게 마모 · 파열하면서 발생한다. 사고나 외상,격렬한 스포츠활동으로 인해 연골이 일시에 많이 훼손되는 경우도 많다. 40대 이후 연골이 약해진 상태에서 무릎을 자주 크게 구부린 상태로 지내면 연골 손상이 더욱 빨리 온다.

무릎관절은 노년기 삶의 질에 가장 깊은 영향을 미치며 고장도 제일 잘 난다. 상체와 대퇴부의 하중을 받을 뿐 아니라 보행시 충격을 완충하기 때문이다. 더구나 수직 하중은 물론 다리가 옆으로 뒤틀리는 '토크'도 감당해야 하기 때문에 적정 운동 범위를 벗어나면 다칠 위험이 높다.

무릎관절에서 가장 손상받기 쉬운 곳은 반월상 연골판이다. 이 연골은 위아래 무릎관절의 내측과 외측에 한 쌍씩 자리잡고 관절의 충격을 흡수할 뿐만 아니라 연골세포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윤활액이 생성되는 것을 도와준다. 젊은 층에서는 박리성 골연골염이 생기기도 한다. 뼈에서 떨어져 나온 연골조각이 관절안을 돌아다니며 통증과 부기를 유발한다.

◆스포츠 활동으로 어깨힘줄 잘 상해



어깨관절은 이동성이 가장 좋아 자유자재로 거의 모든 방향으로 팔을 움직일 수 있다. 이 때문에 부상하기도 쉽다. 과거에는 노화에 의한 오십견(동결견증후군 또는 유착성 관절낭염)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야외 · 레저활동의 증가로 어깨를 다쳐 병원을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오십견은 흔히 어깨질환을 일본식으로 오십견(50세의 어깨)이라고 부르는데 정확한 병명이 아니다. 유착성 관절낭염은 어깨를 싸고 있는 관절 주머니가 염증을 동반한 채 쪼그라들어 붙어 있는 상태다. 통증으로 밤에 편안하게 잠드는 게 힘들고,팔 올리기가 어려우며,등 뒤로 팔을 들어올리는 것도 불가능하다.

중년에서 가장 흔한 어깨질환은 어깨충돌 증후군 또는 어깨힘줄(회전근개) 파열이다. 어깨충돌 증후군은 회전근개(어깨를 감싸고 있는 4개의 힘줄)와 견봉(회전근개를 덮고 있는 지붕이 되는 뼈)이 반복적으로 부딪치는 현상으로 장기화하면 염증과 마모를 유발해 퇴행성 변화를 초래하고 어깨힘줄 파열로 이어질 수 있다. 중년 이후에는 급작스러운 운동이나 자연적인 노화로 회전근개가 파열될 확률이 높아진다.

유착성 관절낭염(협의의 오십견,동결견)은 어깨가 굳어져 아무리 팔을 올리려고 해도 올라가지 않는 반면 회전근개 파열은 아프더라도 억지로 팔을 올리면 올라가고 특정 동작에서 극심한 통증을 유발한다. 회전근개가 파열하면 초기에는 팔을 위로 들 수 없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점차 누그러진다. 통증이 감소했다고 방치하면 나중에 더 심한 통증에 시달린다. 회전근개 파열로 판명되면 조기에 수술하는 게 바람직하다. 최근 증가 추세인 석회성 건염은 어깨힘줄에 석회물질이 쌓여 통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체외충격파로 힘줄 부위에 뭉친 석회화 부분을 파괴해준다.

◆고관절 골절되면 치명적


고관절은 가장 안정적인 관절로 이동성이 거의 없으며 튼튼히 상체를 지탱해준다. 그러나 60대 이후에는 골밀도가 급격하게 떨어지고 뼈 조직이 약해지는 골다공증성 변화가 생기고 이 때문에 가벼운 외상에도 고관절이 손상될 수 있다. 특히 여성은 남성보다 골다공증 유병률이 높고 반사신경과 근력이 뒤떨어져 고관절 골절이 2~3배 정도 많다.

고관절 골절은 거동하기 어렵고 수술적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장기간 누워서 지내야 하고 이로 인해 심폐 및 배뇨 기능 저하,욕창이나 혈전증 등 합병증이 유발되기 쉽다. 발병 후 6개월 내 사망률이 27% 이상으로 높다. 젊은 층은 나사못으로 고정하는 수술,증상이 심하거나 나이가 많은 사람에게는 인공관절수술이 권장된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