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Story] 다국적 애널리스트 여의도 증시 누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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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시장 분석·한국 증시 알림이 '1인2역'
동료 연구원 해외 시장 체험 '창구' 역할도
'차이나 파워' 급부상…중국인 증권맨 늘어
동료 연구원 해외 시장 체험 '창구' 역할도
'차이나 파워' 급부상…중국인 증권맨 늘어
오전 7시30분 출근시간.서울 여의도 대신증권 본사 로비에는 직원들이 엘리베이터를 타기 위해 길게 줄을 서 있다. 중간에 키 196㎝ 검은 피부의 한 외국인이 눈에 띈다. 능숙한 한국어로 옆에 서 있는 직원들과 아침 인사를 나누고 있는 외국인은 이 회사 리서치센터 투자전략부에서 에디터로 일하고 있는 도미닉 윌리엄스 씨(32)다.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윌리엄스씨는 미국 금융회사들에서의 헤지펀드와 FX마진거래(이종통화거래) 경력 등을 인정받아 지난해 대신증권에 합류했다. 그의 역할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에서 내놓는 투자전략 보고서를 보다 정확히 이해할 수 있도록 영문으로 번역되는 보고서를 감수하는 것이다.
그는 "평소 한국시장에 관심이 많아 대학 시절부터 한국에 대한 공부를 열심히 했다"며 "한국인 아내와 결혼해 아예 한국에 정착하게 됐다"고 말했다. 덕분에 한국어 실력도 수준급이다. 그는 "영문보고서를 제대로 감수하기 위해 수많은 한글 자료들을 읽고 한국산업을 정확히 이해하려고 매일 공부한다"며 "한국어도 한자어 중심으로 실력을 쌓고 있다"고 말했다.
증권가에도 글로벌 바람이 불고 있다. 현재 국내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일하는 외국인 직원은 11명.미국과 중국 등 대외변수가 국내 증시에 미치는 영향이 점점 커지고 있는 가운데 글로벌 시장을 제대로 보거나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한국 증시에 관한 정확한 분석 내용을 전달하기 위해 외국인을 고용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에는 셰인 데이비드 버그 과장 등 영문 번역 등을 담당하는 외국인 에디터 4명(영국인 2명,미국인 2명)이 일하고 있다.
증권사 외국인 직원 가운데는 '차이나 파워'가 두드러진다. 중국시장이 급부상하면서 증권사 리서치센터마다 중국 인력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우리투자증권에는 2명,신한금융투자와 대신,동부,하나대투증권에는 1명씩 애널리스트로 일하고 있다.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 기업분석부의 중국인 애널리스트 리지룽 씨(31)는 중국시장을 분석해 한국기업들에 미치는 영향력을 전망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리씨는 베이징사범대 역사학과를 졸업하고,서울대 경영대학원 석사과정을 마친 후 2006년 신영증권 투자전략부에 입사했다. 이후 LS산전 중국지역본부 사업개발부를 거쳐 지난해 11월 하나대투증권에 합류했다. 그는 "매일 아침 7시에 출근해 중국의 정치,사회,경제 뉴스와 철강,화학,조선 등 업종별 동향을 파악한 후 한국기업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분석한다"고 말했다. 낮에는 주로 국내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설명회를 다니며 하루를 분주하게 보낸다고 설명했다. 그는 "요즘은 중국의 인플레이션 문제와 전력난에 따른 파급효과를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귀띔했다.
조윤남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외국인 직원들은 단순히 언어적인 소통 역할뿐만 아니라 한국 연구원들이 중국과 미국 문화를 간접적으로 느낄 수 있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며 "중국 현지의 정치 뉴스나 부동산 문제,뉴욕 금융가 분위기 등을 바라보는 감도가 다르다"고 평가했다.
안상미 기자 saram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