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일 코스피지수는 미국발(發) 훈풍에 힘입어 그동안의 부진한 흐름에서 벗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19일 유럽과 미국 국가 채무 관련 불확실성이 부각된 여파로 혼조세를 보인 끝에 약보합세로 장을 마쳤다. 엿새째 외국인 매물이 출회된 상황에서 프로그램 매수세가 유입되면서 코스피지수는 보합권에서 등락을 거듭하는 흐름을 이어갔다. 오후 들어 상승세로 방향을 틀었지만 오름폭이 크지 않았고, 장 막판 재차 내림세로 전환해 장을 마감했다.

19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미 적자 감축안 합의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지지 소식, IBM을 비롯한 일부기업들의 실적 호조 등의 호재에 힘입어 주요지수가 동반 강세를 나타냈다. 이에 국내 증시 투자심리에도 긍정적인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디폴트(채무불이행) 시한인 8월2일을 앞두고 미국 상원 양당의 초당적 적자감축 추진 6인 그룹은 이후 10년간 3조7000억달러의 적자를 줄이는 '그랜드 바겐'안에 대해 합의, 이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미 오바마 대통령은 지지입장을 표명했다.

IBM의 지난 2분기 순이익은 36억6000만달러(주당 3달러)로 집계돼 전년 동기보다 증가하는 호실적을 기록했다. 골드만삭스의 실적도 시장의 시장 예상치엔 못 미쳤지만 양호했고, 코카콜라도 긍정적인 실적을 내놨다.

따라서 대외변수들이 점차 개선된다면 국내증시도 우려에서 벗어나 점차 양호한 흐름을 보일 수 있을 것이란게 전문가들의 관측이다.

곽중보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국내 증시는 상대적으로 양호한 경제 펀더멘털(내재가치)이 부각되며 원화 강세 기조가 유지되고 있다"며 "증시 내 수급측면에서도 연기금과 투신 매수세 유입이 기대돼 완만한 반등이 이어질 전망"이라고 밝혔다.

해외 불안 요인이 완전히 해소되기 전까지는 코스닥시장과 중소형주가 상대적인 강세를 보이며 대형주와의 수익률 갭 메우기가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했다. 다만 중장기 투자자들의 경우 대외 불확실성 해소 후 외국인 주도에 의한 대형주 강세 가능성을 감안해 분할 매수 관점에서 접근하는 전략이 가능하다는 조언이다.

증권업계에선 21일(현지시간) 유로존 긴급 정상회담에서 논의될 그리스 추가지원안과 관련해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 것이란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곽 애널리스트는 "긴급 정상회담에서 그리스 추가 지원안에 대한 실질적인 합의가 이뤄지지 않아도 방향성만 구체화된다면 불확실성 완화에 따른 해외 금융시장 안정으로 국내 증시에 힘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범호 신한금융투자 애널리스트는 "유럽 금융기관들의 재무건전성 심사(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논란으로 18일(현지시간) 영·미권 증시가 하락했지만, 전일 국내증시는 상대적으로 선전했다"며 "유로존 정상회담 등 문제해결을 위한 당국의 의지를 감안하면, 위기의 확산이 아닌 안정화에 무게가 실린다"고 내다봤다.

기술적 분석상 코스피지수가 분기점에 놓인 만큼, 당분간 추이에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의견도 나왔다.

김정환 대우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지수가 단기 상승목표치인 2150선에 도달한 후 조정을 나타내고 있다"며 "5일 이동평균선과 20일 및 60일 이평선이 한 곳에 밀집된 형태를 보이면서 상승과 하락의 기로에 서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번주에는 아래쪽이든 위쪽이든 방향성을 나타낼 전망이고, 단기적으로 2080∼2170구간에서의 움직임을 감안한 시장 대응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