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이 역사 안에서 생활하는 노숙인들을 모두 밖으로 내보내기로 해 논란이 예상된다.

20일 코레일은 8월부터 최고 300여명에 달하는 노숙인들을 역사 밖으로 내보내기로 내부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다.

노숙인의 구걸과 소음 등으로 끊이지 않고 있는 민원을 해소하고 서울역의 이미지 제고를 위해서다.

서울역은 이미 개별 상담을 통해 노숙인들을 복지시설로 돌려보내는 계도작업에 들어갔다.

박종승 서울역장은 "특히 오후 11시부터 '맞이방'에서 노숙을 하지 않도록 최근 노숙인에 사전통보를 하고 있다"며 "근처 종교단체 등에도 협조를 요청했다"고 말했다.

서울시 자활지원과 선현규 팀장은 "서울역에서 걸어갈 수 있는 거리에 쉼터와 보호소가 세 곳 있으니 그 곳으로 가도록 유도하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역 인근 쉼터의 규모나 환경도 여의치 않은데다 폭염까지 겹칠 경우 사고가 날 가능성까지 우려되는 상황이다.

퇴거 방침이 전해지자 많은 노숙인들은 걱정스런 모습이다.

노숙인 문모(52)씨는 "쫓기는 게 하루이틀 일은 아니지만 본격적으로 내보낸다니 당장 닥친 무더위가 제일 걱정"이라고 말했다.

서울역 근처 쉼터와 보호소들은 퇴거를 앞두고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다시서기지원센터' 관계자는 "최근에도 새벽에 청소를 한다며 청원경찰을 불러 노숙인들을 2시간가량 내보내 노숙인들 사이에 분위기가 뒤숭숭했다"며 "최대한 협조하겠지만 우리도 이미 업무가 과다한 상태"라고 말했다.

용역업체를 동원해 권유가 아닌 사실상 강제 퇴거를 시킴으로써 노숙인들의 인권침해도 우려된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