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1일 2분기 실적을 발표하는 하이닉스반도체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최근 크게 낮아졌다. 일본 대지진 이후 강세를 보이던 반도체 가격이 5월 중순부터 하락세로 돌변했기 때문이다.

20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2분기 하이닉스의 IFRS 연결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예상치 평균)는 3920억원이다. 3개월전과 1개월전 컨센서스 5347억원, 5411억원에 비해 크게 줄어든 수치다.

이번 영업이익에는 램버스와 소송전에 대비해 쌓아놓은 충당금이 1000억원 가량 환입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어, 실질 영업이익은 2920억원 수준이다. 이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 3228억원에 비해 감소한 수치다. 영업이익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7월 이후 실적 추정치를 변경한 10개 증권사의 예상치 평균은 3859억원으로, 에프앤가이드 컨센서스보다 조금 적다.

D램 가격 약세가 이어지고 있어 3분기 실적 개선도 낙관할 수 없다. 반도체 가격 정보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7월 상반월 DDR3 1Gb 128Mx8 1066MHz의 가격은 0.84달러로 이 제품에 대한 가격 집계 이후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달들어 실적 추정치를 변경한 10개 증권사가 내놓은 3분기 하이닉스의 영업이익 평균은 3711억원으로, 오히려 2분기만 못할 전망이다.

안성호 한화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4월부터 7월까지 하이닉스 D램은 특별한 생산량 증가가 없어 가격하락이 매출감소로 직결되는 구도였지만 8월부터는 35nm 생산개시로 가격하락 영향을 방어하는 구도가 된다"며 "8월 이후에는 가격하락세도 진정될 것으로 예상하는데, 만약 가격하락세가 지속된다면 후발업체의 감산 이슈가 부각되면서 가격하락을 제어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안 애널리스트는 "최근 40nm 현금원가에 근접한 D램 가격수준과 8월 이후 계절적 수요증가를 감안할 때 8월이 비중확대 시기라는 의견에 변화가 없다"며 "지금은 예상보다 깊은 골 보다는 실적저점을 빠르게 통과한다는 점에 초점을 맞출 시기"라고 조언했다.

후발 업체들의 2분기 실적이 부진했다는 점도 장기적으로는 하이닉스 같은 선발업체에게는 호재다.
대만 경쟁사인 난야는 지난 2분기에 매출액 115억 대만달러(4.0억 달러)에 영업손실 65억 대만달러(2.3억 달러), 당기순손실 79억 대만달러(2.7억 달러)를 기록했다. 이노테라도 매출액 102억 대만달러(3.5억 달러)에 영업손실 35억 대만달러(1.2억 달러), 당기순손실 39억대만달러(1.4억 달러)를 기록했다.

김도한 삼성증권 애널리스트는 "업황 전체가 위축돼 있는 현재 상황에서 축적된 자금력과 선도적인 기술을 보유한 선두주자와 후발주자들 간의 격차는 더욱 심화될 것"이라며 "이는 향후 도래할 미국, 중국 등 주요 시장의 소비심리 회복과 더불어 선두 업체들에게 차별적인 수혜를 부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정형석 기자 chs879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