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단지 변혁 이끌 QWL 시동] (3) '일-생활-여가' 한 곳서…문화밸리로 발빠른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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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문화·복지시설 확충
어린이집 2곳 뿐이던 G밸리…산단공, 22일 1곳 추가 개원
팝아트 배우고 디카·요리 강연…찾아가는 문화 공연도
어린이집 2곳 뿐이던 G밸리…산단공, 22일 1곳 추가 개원
팝아트 배우고 디카·요리 강연…찾아가는 문화 공연도
"제가 있는 곳엔 어린이집이 없어요. " "영화 한 편 보려면 차를 타고 30분은 나가야 돼요. "
산간 오지나 도서 벽지 얘기가 아니다. 입주 기업 1만663개가 모여 있는 국내 최대 국가산업단지인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에서 쏟아져 나온 한탄이다. 구로 · 가산동에 걸쳐 있는 이곳 G밸리에서 일하는 근로자는 13만2000여명(4월 기준)이다. 그러나 근로자들이 아이를 맡길 만한 어린이집은 단 두 곳뿐이다. 문화시설은 전무하다시피하다. 그 흔한 영화관이나 전시회장도 없다. 지식경제부와 산업단지공단이 최근 'QWL 밸리 조성 사업'의 일환으로 산업단지 내 복지 · 문화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는 것은 이 때문이다. 부족한 보육 시설을 늘리고 콘서트,연극 공연 등 문화 행사를 정기적으로 열어 산업단지를 '일-생활-여가'를 한곳에서 해결할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겠다는 취지다.
정부는 올초부터 직장 보육시설이나 국 · 공립 어린이집 설립과 관련된 규제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직장 내 어린이집은 별도의 대피시설을 마련해야 하는 규정 탓에 기업들이 설치를 꺼려왔고,산단공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운영하는 국 · 공립 시설은 임대료가 가장 비싼 1층에만 세울 수 있도록 한 규정이 걸림돌이었다.
규제 완화에 앞서 보육시설을 신설하는 움직임도 활발하다. 산단공은 22일 G밸리 2단지 내 어린이집(전용면적 415㎡)을 개원하고,남동 · 시화,광주산업단지에도 30억원을 들여 보육시설을 추가로 짓고 있다.
G밸리를 중심으로 △무료 문화 · 예술 강좌 △무료 문화 행사 △동아리 지원 사업 △'산업단지 가족 문화 · 예술 한마당 행사' 등 근로자들의 여가 활동을 지원하는 프로그램도 확대하고 있다. 산단공이 지난해부터 G밸리를 비롯해 전국 7개 국가산업단지에서 운영하고 있는 문화센터에선 무료 문화 · 예술강좌가 열린다. G밸리에선 입주 기업 대표들로 구성된 합창단 'G하모니'에서 노래를 배울 수 있고 남동 · 반월 · 시화산업단지에선 팝아트,네일 아트 관련 강좌가 개설돼 있다. 광주산단에선 천연 화장품 제조법과 디지털카메라 활용법 강의를 들을 수 있고 창원산업단지에선 합창과 요리 강연이 매주 열린다.
'산업단지의 날'이 제정된 8개 국가산업단지에서는 뮤지컬,연극,오케스트라,아카펠라 등 민간 예술단체들의 공연이 열린다. 산단공과 협력을 맺은 중소기업중앙회가 5~12월에 입주 기업을 대상으로 실시하고 있는 '찾아가는 문화 공연'은 지금까지 20개 기업,5000여명이 관람했다. 산단공은 앞으로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과 협력을 통해 △맞춤형 문화 교육 사업 △유명 예술가가 강의하는 문화 · 예술 특강 △점심 시간에 입주 기업을 방문,공연하는 '런치콘서트' 등의 프로그램을 신설할 계획이다. 이범호 산단공 기업지원팀 과장은 "산업단지가 변모하고 있다는 사실을 입주 근로자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멀리 갈 필요 없이 근로자들이 산업단지 내에서 여가 · 오락을 즐길 수 있도록 문화시설과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라고 말했다.
하헌형 기자 hh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