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도청 파문으로 몸살을 앓고 있는 루퍼트 머독(80)의 '미디어 제국' 뉴스코퍼레이션(뉴스코프)의 차기 최고경영자(CEO)로 체이스 캐리 뉴스코프 최고운영책임자(COO · 57 · 사진)가 거론되고 있다. '차가운 두뇌'를 가졌다고 평가되는 그는 약 20년 동안 뉴스코프에서 머독을 보좌했다. 1952년 호주에서 뉴스리미티드로 시작,미국과 영국 시장을 장악한 머독의 미디어 제국에 변화가 생길지 주목된다.

블룸버그통신은 기업 승계와 관련된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사외이사들이 머독이 수행하고 있는 CEO직을 캐리 COO에게 넘기는 방안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캐리가 CEO가 됐을 때 주식시장 및 투자자들의 반응에 대해 협의 중이라고 20일 보도했다. 사외이사는 전체 이사회 16명 중 9명이다. 하지만 앞서 머독은 영국 의회 청문회에서 "(도청 파문에 대해) 책임이 없다. 사임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카이저수염이 트레이드 마크인 캐리 COO는 미국 내에서 뉴스코프를 성장시킨 일등공신이다. 1988년 입사해 15년간 폭스에서 일하면서 폭스스포츠 폭스뉴스 등을 출범시키는 데 기여했다. MLB(메이저리그)와 NFL(내셔널풋볼리그)의 중계권을 따내기도 했다. 2003년 뉴스코프가 지분 일부를 소유했던 다이렉TV에서 CEO로 근무할 때는 시청자 수를 수백만명 늘렸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