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상증자 청약증거금 횡령사건의 당사자인 네프로아이티와 이 기업을 인수키로 한 홍콩계 만다린웨스트는 이번 사건의 책임이 상대방에게 있다며 공방을 벌이고 있다.

만다린웨스트 관계자는 20일 "이번 사건의 주범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네프로아이티가 만다린의 부사장이라고 공시한 박태경 씨는 네프로아이티를 인수하는 데 실무적으로 도움을 준 인물일 뿐"이라며 "회사의 정규 직원도 아니며 명함을 만들어준 적도 없다"고 주장했다. 이 관계자는 "박씨가 만다린과 연관된 것처럼 네프로아이티가 공시를 하는 바람에 막대한 피해가 발생될 것으로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네프로아이티 측은 "박씨가 인수 · 합병(M&A)의 실무작업을 진행한 데다 유상증자 대금에 손을 댈 수 있는 빌미를 만다린이 제공했다는 점에서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양측은 이번 사건으로 자신들도 큰 피해를 입게된 만큼 상대방에게 법적책임을 물을 수도 있다는 입장이다. 다만 기존 M&A 계약과 관련해 만다린웨스트는 "계약을 끝까지 이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회사 관계자는 "네프로아이티를 뼈대로 해 한국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해나가려 했던 게 당초 계획이었다"며 "사업파트너들에게 계획을 설명하고 도움을 약속받은 상황이기 때문에 반드시 네프로아이티에 대한 인수를 마무리지어야 하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네프로아이티는 일본 본사(네프로재팬)의 가나이 다케시 사장과 IR(투자자관리) 책임자가 입국해 상황수습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네프로아이티는 이날 청약증거금 횡령사건으로 신주발행절차를 더 이상 진행할 수 없어 유상증자 결정을 철회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증거금 반환 등 청약자 문제를 어떻게 처리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회사 관계자는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회사 차원에서 전력을 다하고 있다"며 "청약자 문제를 어떤 방식으로 처리할지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송종현/안상미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