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부동산 시장] 여름 부동산 시장 '꿈틀'…다음달 신규분양 '작년 두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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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이다. 부동산 시장은 개점휴업일 테지만 투자자들에겐 나쁘지 않다. 향후 투자상품,투자규모,트렌드 등 전반적 상황을 점검하고 투자전략을 재검토하는 기회가 될 수 있어서다. 이런 점에서 부동산 시장에서 하반기는 여름 휴가철 이후부터라 봐야 한다. 시장 분위기,투자의 흐름 등이 묘하게도 상반기와 하반기에 다른 모습을 보일 때가 많다. 하반기가 본격 시작되는 8월 부동산 시장을 전망해본다.
◆규제완화에 '시선고정'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완화 시책이 내달 말 정부 세제개편안에 담겨 나올 전망이다. 양도세 중과를 원천적으로 폐지하는 내용이 될 가능성이 높아보인다.
이는 매매시장은 물론 전세시장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사안이다. '다주택자 규제완화→주택투자 재개→전세물건 증가→전세가격 하향 안정'의 흐름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러나 여야의 입장이 엇갈릴 수 있어 예단은 금물이다. 2009년 4월에도 정부가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폐지하는 세법 개정을 추진하다 국회에 밀려 유예되는 쪽으로 결론났다.
정부가 강력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은 중요하다. 집값이 향후 정권 향배에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 정부 관계자들은 '물가상승률 안에서만 집값이 상승하기를 바란다'고 스스럼 없이 얘기한다. 집값이 최근 2년 새 2배가량 뛴 곳이 적지 않은 지방 시장을 △집값 답보상태가 계속됐고 △소득증가에 따른 구매력 향상의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진단 내리는 것도 마찬가지다. 투기과열 양상이라 볼 수 있지만 애써 모른 척하는 모습이다.
◆전세난 지속 여부 관심
내달에도 전세난이 지속될지 관심이다. 봄이사철 전세수요가 1월로 앞당겨졌듯이 이번 여름방학 이사수요 내지 전세수요도 6월부터 재점화되기 시작했다.
작년 하반기~올 상반기 쏟아진 전세대책에도 불구,전셋값은 잡힐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지난 5월을 전후해 잠깐 조용해졌을 뿐이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지난주 전세가격은 전국 평균 0.3%,서울은 0.4% 올랐다. 각 지역의 개발 관련 호재,여름방학 학군수요,가을 이사철 대비 수요 등으로 상승세가 이어졌다. 올 들어서는 전국이 9.9%,경기 10.7%,서울 7.4%의 상승률을 보이고 있다. 전세문제는 주택공급 확대를 통한 수급조절이 유일한 대책이어서 올 여름 전세시장 불안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8월 주택분양 크게 늘어
내달 주택 신규분양은 비수기 치고는 많은 수준이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8월 전국 32개 사업지에서 총 1만3596가구가 분양될 전망이다. 이달 1만6037가구 분양과 비교하면 7791가구 늘어난다. 작년 8월의 6013가구와 비교하면 2배 이상 증가한 물량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12곳 1662가구(도시형 생활주택 298가구 포함),경기도 7곳 5521가구(공공임대 3040가구 포함),인천 5곳 2139가구,지방 8곳 4274가구 등이다.
전문가들은 인구증가,소득증가,기반시설 확충이 이뤄지는 대도시와 수도권 지역이 투자 유망하다고 입을 모은다. 부산 경남,대전 등과 수도권의 성남 용인 수원 남양주 평택 등 남부지역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오피스텔,상가 등 주도
8월 이후에도 부동산 시장의 주도주는 아파트가 아닌 도시형 생활주택,오피스텔,고시텔 등 소형 주택과 상가건물 빌딩 등이라고 내다보는 전문가가 많다. 아파트로 시세 차익을 거두기 힘들어지면서 임대수익을 노리는 투자로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박원갑 부동산1번지 연구소장은 "주택을 자산으로 생각하는 수요가 많이 줄었고 가격상승에 대한 기대도 크지 않은 현실"이라며 "도시형 생활주택이나 오피스텔 등 주택 대체재로 수요가 옮겨가고 저가 급매물에만 수요가 붙는 현상이 일반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대형 개발사업 재개 '촉각'
지지부진한 대형 개발사업이 새로운 계기를 맞을지도 관심이다. 용산역세권개발이 일단 급물살을 타고 있다. 사업시행자인 코레일과 시공사들이 각각 한발씩 양보하며 사업재개에 합의했기 때문이다.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이 아닌 증자로 사업자금을 확보키로 했다. 하지만 전국 각지 공모형 PF 사업도 어떤 식으로든 진척될 수 있는 우호적인 분위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양재동 파이시티도 시공사가 포스코건설로 교체될 것이 유력시된다. 이런 움직임은 인근 부동산 시장에 심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어 투자자들은 안테나를 쫑긋 세울 필요가 있다.
장규호 기자 daniel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