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자칼럼] 파란 서울하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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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못마땅하고 미래는 불안하다. 그러니 늘 비관론이 앞선다. 사회적 격변기엔 더하다. T R 맬서스는 1798년,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늘어나는데 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만큼 그냥 두면 조만간 식량 부족으로 대 재앙이 닥칠 것이란 내용의 '인구론'을 내놨다.
산업혁명에 따른 부익부빈익빈 현상으로 빈곤 및 범죄 문제가 심각해진 가운데 '사태 해결은 사회 개혁에 달렸다'는 W 고드윈에 대한 반론으로 제기된 이론은 '산아 제한으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신맬서스주의로 발전,19세기 내내 불변의 진리처럼 받아들여졌다.
인구론은 그러나 1908년 프리츠 하버의 '암모니아 합성법' 개발로 무용지물이 됐다. 질소비료가 대량 생산되면서 식량의 대규모 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엄청난 공포를 불러일으켰던 일이 기우로 판명되거나 관련자들의 노력에 의해 기우로 변하는 일은 이 밖에도 많다.
영국 런던의 환경 문제도 그 중 하나다. 1950년대 런던은 스모그의 대명사였다. 1952년 호흡기 장애로 노인 사망자가 속출하자 여기저기서 죽음의 도시가 될 거라고 아우성쳤다. 그러나 대기정화법을 제정하고 각종 오염 규제에 나선 결과 70년대 후반 스모그는 사라지기 시작했다.
서울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1979년 대두된 비관론은 거셌다. 대기 오염으로 이끼류가 멸종됐다는 등 각종 발표가 나오면서 이러다 서울은 곧 사람 살 곳이 못될 것이란 주장이 판을 쳤다. 1997년엔 오존주의보만 19회나 발생됐다.
그러던 서울 하늘이 며칠째 구름 한 점 없이 파랗다. 장마가 끝나면서 찌는 듯 덥긴 해도 공기는 청명하기 그지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서울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995년 1㎥당 78㎍에서 2010년 49㎍로 대폭 줄었다. 20~21일엔 25㎍을 넘지 않았을 정도다. 20일 오후 2시엔 한낮인데도 17㎍에 불과했다.
2005년부터 천연가스 버스를 도입하고 경유차에 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하는 등 대기질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덕이다. 미세먼지는 천식과 호흡곤란을 일으키고 시야를 악화시킨다. 밤에 별을 볼 수 없는 것도 주로 미세먼지 탓이다. 맑은 공기와 파란 하늘은 시민의 기본권이다. 지난해 런던의 미세먼지 농도는 1㎥당 26㎍,도쿄는 25㎍,뉴욕은 11㎍이다. 서울시의 노력이 한층 배가돼야 하는 이유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산업혁명에 따른 부익부빈익빈 현상으로 빈곤 및 범죄 문제가 심각해진 가운데 '사태 해결은 사회 개혁에 달렸다'는 W 고드윈에 대한 반론으로 제기된 이론은 '산아 제한으로 문제를 해소할 수 있다'는 신맬서스주의로 발전,19세기 내내 불변의 진리처럼 받아들여졌다.
인구론은 그러나 1908년 프리츠 하버의 '암모니아 합성법' 개발로 무용지물이 됐다. 질소비료가 대량 생산되면서 식량의 대규모 증산이 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엄청난 공포를 불러일으켰던 일이 기우로 판명되거나 관련자들의 노력에 의해 기우로 변하는 일은 이 밖에도 많다.
영국 런던의 환경 문제도 그 중 하나다. 1950년대 런던은 스모그의 대명사였다. 1952년 호흡기 장애로 노인 사망자가 속출하자 여기저기서 죽음의 도시가 될 거라고 아우성쳤다. 그러나 대기정화법을 제정하고 각종 오염 규제에 나선 결과 70년대 후반 스모그는 사라지기 시작했다.
서울도 다르지 않아 보인다. 1979년 대두된 비관론은 거셌다. 대기 오염으로 이끼류가 멸종됐다는 등 각종 발표가 나오면서 이러다 서울은 곧 사람 살 곳이 못될 것이란 주장이 판을 쳤다. 1997년엔 오존주의보만 19회나 발생됐다.
그러던 서울 하늘이 며칠째 구름 한 점 없이 파랗다. 장마가 끝나면서 찌는 듯 덥긴 해도 공기는 청명하기 그지없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서울의 연평균 미세먼지 농도는 1995년 1㎥당 78㎍에서 2010년 49㎍로 대폭 줄었다. 20~21일엔 25㎍을 넘지 않았을 정도다. 20일 오후 2시엔 한낮인데도 17㎍에 불과했다.
2005년부터 천연가스 버스를 도입하고 경유차에 매연저감장치를 부착하는 등 대기질 개선을 위해 꾸준히 노력한 덕이다. 미세먼지는 천식과 호흡곤란을 일으키고 시야를 악화시킨다. 밤에 별을 볼 수 없는 것도 주로 미세먼지 탓이다. 맑은 공기와 파란 하늘은 시민의 기본권이다. 지난해 런던의 미세먼지 농도는 1㎥당 26㎍,도쿄는 25㎍,뉴욕은 11㎍이다. 서울시의 노력이 한층 배가돼야 하는 이유다.
박성희 수석논설위원 psh77@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