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이드 Story] 홍준표-박재완 "우리는 하숙집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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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당정 '사령탑 2인' 특별한 인연 있다는데…
70년대 초반 홍릉 하숙집서 1년간 함께 생활
"박 장관은 수재" "홍 대표와 막역" 밀월 예고
70년대 초반 홍릉 하숙집서 1년간 함께 생활
"박 장관은 수재" "홍 대표와 막역" 밀월 예고
"당정 협의가 쉽지 않겠는데요. "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5일 당 대표 경선에서 당선된 날,기획재정부 간부회의에서 한 고위 관계자가 박재완 장관한테 이렇게 말했다. 색깔이 분명하고 저돌적인 홍 의원이 당 대표가 돼 당정 간 정책 협의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우려의 표현이었다.
그러자 박 장관은 "염려할 필요 없다"며 빙그레 웃었다. 그는 "홍 대표와 나는 하숙집 동기"라며 "서로 친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박 장관은 기자에게도 "(홍 대표와는)막역한 사이여서 정책 현안에 대해 잘 풀어갈 자신이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72학번으로 먼저 대학(고려대 행정학과)에 들어간 홍 대표는 당시 서울 홍릉에서 하숙을 했다. 1년 뒤 대학(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박 장관은 홍 대표가 살던 집으로 들어가 1년간 하숙을 함께했다.
그로부터 40여년이 흐른 뒤 한 사람은 여당 대표가 됐고,다른 한 사람은 경제 수장이 됐다. 당정 협의의 카운터파트가 된 것이다.
주변에선 두 사람 간 막역한 관계가 정책 협조에서도 과연 유지될 수 있을지에 의문을 던지는 시각이 많다. 반값 등록금 등 민감한 현안을 놓고 여당과 정부 간 견해차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두 사람은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수유 재래시장 방문 때도 두 사람은 서로를 치켜세웠다. 홍 대표는 재래시장 방문길에 상인들 앞에서 "박 장관은 내 하숙 동기"라며 "전형적인 수재다. 무슨 얘길 하면 금방 해결책을 찾는다"고 말했다. "옛날로 따지면 저 자리가 부총리 아니냐.똑똑하고 이해가 빨라 정부가 (현안을) 잘 풀어갈 것으로 믿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홍 대표의 한 측근은 "원래 홍 대표는 재래시장 방문 일정이 없었는데 박 장관이 간다는 소식을 듣고 '나도 가도 되냐'며 연락해 가게 된 것"이라며 "민생 현장을 방문하는 박 장관을 측면에서 지원사격하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21일 여의도에서 열린 고위 당 · 정 · 청 회의에서도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민감한 감세 이슈에 대해서도 박 장관은 평소와 달리 각을 세우지 않았다. 홍 대표를 비롯한 당 최고위원들이 "당에서 추가 감세 철회 의견을 모았으니 (정부에서)다른 얘기가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자 박 장관은 "당과 협의해서 잘 하겠다"고만 답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홍 대표가 당선 이후 처음으로 주도하는 자리인 만큼 박 장관이 홍 대표의 체면을 살려주려고 고분고분 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사람 간의 밀월관계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8월 말에 발표할 세제개편안은 물론 내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여당과 정부는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
홍준표 한나라당 대표가 지난 5일 당 대표 경선에서 당선된 날,기획재정부 간부회의에서 한 고위 관계자가 박재완 장관한테 이렇게 말했다. 색깔이 분명하고 저돌적인 홍 의원이 당 대표가 돼 당정 간 정책 협의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우려의 표현이었다.
그러자 박 장관은 "염려할 필요 없다"며 빙그레 웃었다. 그는 "홍 대표와 나는 하숙집 동기"라며 "서로 친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박 장관은 기자에게도 "(홍 대표와는)막역한 사이여서 정책 현안에 대해 잘 풀어갈 자신이 있다"고 했다.
두 사람의 인연은 197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72학번으로 먼저 대학(고려대 행정학과)에 들어간 홍 대표는 당시 서울 홍릉에서 하숙을 했다. 1년 뒤 대학(서울대 경제학과)에 입학한 박 장관은 홍 대표가 살던 집으로 들어가 1년간 하숙을 함께했다.
그로부터 40여년이 흐른 뒤 한 사람은 여당 대표가 됐고,다른 한 사람은 경제 수장이 됐다. 당정 협의의 카운터파트가 된 것이다.
주변에선 두 사람 간 막역한 관계가 정책 협조에서도 과연 유지될 수 있을지에 의문을 던지는 시각이 많다. 반값 등록금 등 민감한 현안을 놓고 여당과 정부 간 견해차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두 사람은 밀월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 20일 서울 수유 재래시장 방문 때도 두 사람은 서로를 치켜세웠다. 홍 대표는 재래시장 방문길에 상인들 앞에서 "박 장관은 내 하숙 동기"라며 "전형적인 수재다. 무슨 얘길 하면 금방 해결책을 찾는다"고 말했다. "옛날로 따지면 저 자리가 부총리 아니냐.똑똑하고 이해가 빨라 정부가 (현안을) 잘 풀어갈 것으로 믿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홍 대표의 한 측근은 "원래 홍 대표는 재래시장 방문 일정이 없었는데 박 장관이 간다는 소식을 듣고 '나도 가도 되냐'며 연락해 가게 된 것"이라며 "민생 현장을 방문하는 박 장관을 측면에서 지원사격하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21일 여의도에서 열린 고위 당 · 정 · 청 회의에서도 두 사람은 서로에 대해 배려를 아끼지 않았다. 민감한 감세 이슈에 대해서도 박 장관은 평소와 달리 각을 세우지 않았다. 홍 대표를 비롯한 당 최고위원들이 "당에서 추가 감세 철회 의견을 모았으니 (정부에서)다른 얘기가 안 나왔으면 좋겠다"고 하자 박 장관은 "당과 협의해서 잘 하겠다"고만 답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홍 대표가 당선 이후 처음으로 주도하는 자리인 만큼 박 장관이 홍 대표의 체면을 살려주려고 고분고분 응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사람 간의 밀월관계가 계속 이어질지는 미지수다. 8월 말에 발표할 세제개편안은 물론 내년 예산안 편성 과정에서 여당과 정부는 사사건건 부딪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정종태 기자 jtch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