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이 만성 백혈병치료제인 글리벡(사진)의 제네릭(복제약) 개발에 잇달아 뛰어들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최근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신청한 이마팁필름코팅정100㎎에 대한 생물학적동등성시험 계획을 승인했다. 이마팁필름코팅정은 글리벡의 제네릭이다. 이에 따라 글리벡 제네릭 개발을 진행 중인 제약사는 4곳으로 늘어났다.

앞서 지난해 7월에 일동제약과 보령제약이,11월엔 대웅제약이 생동성시험계획을 승인받았다. 국내 제약사들이 이처럼 앞다퉈 제네릭 개발에 뛰어든 건 글리벡이 2013년 특허 만료를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1999년 스위스 다국적 제약회사인 노바티스가 개발한 글리벡은 글로벌시장에서 연간 4조원어치를 팔고 있다. 국내에선 2001년 출시돼 연간 매출은 2003년 172억원에서 지난해 734억원을 기록할 정도로 고성장세를 이어왔다. 국내 백혈병치료제 시장이 1000억원 정도인 점을 감안하면 점유율이 무려 74%나 된다. 그동안 선진국 수준으로 제네릭 기술을 키워 온 국내 제약사 입장에선 반드시 잡아야 할 시장인 셈이다.

지나치게 높게 책정된 약가도 제네릭 경쟁을 불러온 이유다. 글리벡은 대만에서 정당 1만3000원대에 판매되고 있지만 한국에선 이보다 40% 이상 비싼 2만2214원에 시판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글리벡의 생산 단가는 정당 760원 수준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2009년 직권으로 글리벡 약값의 14% 인하를 결정했다. 하지만 한국노바티스가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현재 대법원에 계류 중이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