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들이 학력 인플레이션과 고졸 실업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3년간 2700명의 고졸 인력을 채용한다.

은행연합회는 18개 은행이 올 상반기부터 2013년까지 전체 채용인원의 12% 수준인 2700명을 고졸자로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발표했다. 연평균 채용 인원은 907명으로 지난 2년간 평균인 459명보다 두 배가량 늘어난 수준이다.

은행들은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로부터 우수 학생을 추천받아 선발하는 등 고교 졸업예정자 가운데 은행 업무 수행에 적합한 인력을 집중적으로 채용하기로 했다. 또 우수 고졸 직원에 대해 취업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도록 일정 기간 경과 후 야간대학 진학 때 학자금을 지원하고 정규직 전환을 확대하는 등 인사관리 시스템을 보완하기로 했다.

은행연합회는 고졸 채용 실적이 우수한 은행에 대해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특성화고에 금융전문 과정을 넣는 방안을 추진하는 한편 야간대학 진학 지원에 대해선 당국과 협의해 나가기로 했다.

은행연합회 관계자는 "고졸 인력을 더 많이 채용하면 학력 인플레와 실업문제 해소에 보탬이 되는 것은 물론 경제활동 인구를 크게 늘리는 효과도 가져올 것"이라고 평가했다.

하지만 일부에선 '역차별'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시중은행 인사담당 임원은 "어차피 채용 인력이 제한돼 있는 상황에서 고졸자 비중을 높이면 전문대와 4년제 대학 졸업자 비중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