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온라인 결제업체인 미국 페이팔(이베이의 자회사)이 오프라인 결제 시장에 진출한다. 반면 오프라인 결제 시장의 대표주자인 비자 마스터카드 등 메이저 카드회사들은 모바일 결제 사업 진출을 위해 이동통신사 컨소시엄에 참여하기로 했다. 온 · 오프라인 결제 시장의 거물들이 자기 영역을 떠나 전방위 경쟁에 나선 셈이다. 구글 등도 이미 결제 시장 참여를 선언해 글로벌 결제 시장 경쟁이 확산되고 있다.

◆페이팔,오프라인으로 영토 확장

21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존 도나호 이베이 CEO는 최근 실적발표회에서 "그동안 온라인 결제를 통해 상거래 시장을 확대했던 것처럼 오프라인 시장에도 진출해 유통회사들의 성장을 도울 것"이라고 말했다. 페이팔은 그동안 온라인 결제와 모바일 결제에 집중해왔다.

도나호 CEO는 "메이저 유통업체들과 제휴해 연말에 시범서비스를 실시할 계획"이라며 "그루폰과 리빙소셜 등 소셜쇼핑 업체도 제휴 대상으로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페이팔은 내년 말까지 전국 규모의 유통업체 20곳에서 이 서비스를 이용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페이팔은 향후 3~5년간 이 사업을 집중 육성할 계획이다.

페이팔 서비스가 실시되면 가입자는 대형마트 등 오프라인 상점 계산대에서 무선통신을 통해 간단한 신원확인만 거치면 결제를 할 수 있게 된다. 페이팔이 오프라인 결제에 어떤 방식을 사용할지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스마트폰의 애플리케이션(앱) 기술과 무선통신 기술이 적용될 것으로 알려졌다.

도나호 CEO는 이날 "스마트폰이 온라인과 오프라인 거래의 경계를 무너뜨리고 있다"며 "1억개의 지갑(계좌)을 갖고 있는 페이팔이 이런 흐름에 참여하는 것은 필연적"이라고 강조했다. 최근 페이팔을 통해 거래가 이뤄지는 계좌는 1억개를 돌파했다. 이에 따라 페이팔이 앱을 활용한 오프라인 매장 결제시스템을 도입할 것이란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소비자가 휴대폰에 앱을 내려받아 계산대에 설치된 장치에 갖다 대기만 하면 되는 것이다. 페이팔은 피그카드(fig card)라는 모바일 결제 관련 회사 등을 통해 이 사업을 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했다.

◆카드사는 모바일 시장으로

메이저 카드사들은 이동통신사와 협력해 모바일 결제 시장에 진출한다. 비자 마스터 아메리칸익스프레스 디스커버 등 4개 대형 카드회사들은 최근 미국 주요 이통사들이 만든 모바일 결제 컨소시엄인 '아이시스(Isis)'에 참여키로 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아이시스는 AT&T,버라이즌,T-모바일 등 대형 이통사들이 만든 합작법인이다. 근거리무선통신(NFC)을 이용,휴대폰과 매장의 단말기 간 정보교환을 통해 모바일 결제를 하는 방식을 택하고 있다.

마켓워치에 따르면 조 손더스 비자카드 CEO는 "통신업체와 금융회사가 손잡으면서 소비자들에게 모바일 결제는 물론 위치기반 쿠폰서비스와 실시간 계좌 조회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아이시스도 내년 텍사스 등지에서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앞서 구글은 통신사인 스프린트넥스텔 및 씨티카드 등과 함께 모바일 결제 서비스인 '구글 월릿(지갑)'을 제공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모바일 결제 시장에서 페이팔과 카드사 · 이동통신사 연합,구글 진영의 3파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모바일 결제 시장에 업계의 강자들이 뛰어드는 이유는 성장성이 높기 때문이다. 영국의 주니퍼리서치에 따르면 모바일 결제 시장 규모는 2009년 80억달러에서 내년 300억달러,2014년 500억달러로 증가할 전망이다.

김용준/강유현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