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화·정' 집중 메이저는 하위권
중소형주가 강세를 보이면서 투자자문사들의 성적도 엇갈리고 있다. 차(자동차) · 화(화학) · 정(정유) 등 기존 주도주의 투자 비중이 높은 대형 자문사들은 수익률이 부진한 반면 차 · 화 · 정 비중을 축소하고 중소형주 투자를 늘린 자문사들은 상대적으로 나은 수익을 거뒀다.
21일 투자자문사들의 최근 3개월(20일 기준)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섹터투자자문이 4.12%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세이에셋(3.80%)과 FWS(1.56%),프렌드(0.96%)도 코스피지수가 0.34% 하락하는 동안 양호한 성과를 냈다.
반면 토러스투자자문은 -10.10%로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한국창의(-5.82%)를 비롯해 AK(-4.65%) 레이크(-4.53%) 브레인(-3.53%) 오크우드(-3.30%) 등 대형 자문사들도 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이처럼 자문사의 수익률이 엇갈린 것은 자문형 랩의 중소형주 편입 비중 때문으로 분석된다. 중소형주 편입 비중은 세이에셋이 38.3%로 가장 높았고,섹터(34.4%) 피데스(25.4%) FWS(24.6%),가울(12.6%),오크우드(3.3%) 순이었다. 중소형주 투자를 어느 정도 곁들인 덕분에 피데스와 가울은 2% 안팎으로 손실을 제한할 수 있었다. 브레인과 레이크는 100% 대형주에만 투자했다.
섹터투자자문은 LG화학과 기아차 등 대형주에 투자하면서도 중소형주인 삼양사(최근 3개월 주가 상승률 47.85%) 코오롱인더스트리(37.36%) 송원산업(36.55%) SBS콘텐츠허브(19.49%) 등을 편입해 높은 수익을 올렸다.
차 · 화 · 정 비중도 자문형 랩 수익률에 영향을 미쳤다. 주요 8개 자문사의 차 · 화 · 정은 평균 53.5%로 여전히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나 자문사별로는 차이가 있었다. FWS는 차 · 화 · 정 비중을 5월 45.2%에서 29.9%로 대폭 줄였다. 반면 브레인은 75.5%로 가장 비중이 높았고,오크우드와 레이크도 70%대로 10%가량 늘렸다.
배준영 미래에셋증권 랩운용팀장은 "차 · 화 · 정이 약세를 보인다고 해도 브레인 같은 대형 자문사들은 대형주 비중을 쉽게 줄일 수 없다"며 "시장 상황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은 규모가 작은 자문사들이 유리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일부 주도주에만 집중 투자하는 대형 자문사로 자금이 지나치게 쏠리면서 시장안정성을 해친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사하는 중소형 자문사의 약진은 시장 쏠림현상을 해소하는 등 자문형 랩 시장 발전에도 좋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