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에서 경복궁 서쪽 담벼락을 따라 경복궁 지하철역 방향으로 500m가량 내려가다 보면 5층짜리 정부 중앙청사 창성동 별관 건물이 나온다.

이 건물엔 현 정부의 핵심 실세들이 모여 있다고 해서 별칭으로 '청와대 별관'으로도 불린다. 이재오 특임장관,이방호 지방분권촉진위원장의 사무실이 있는 데다 5층엔 특보실이 있다. 이 층의 한 사무실이 21일 새 주인을 맞았다. 이명박 대통령은 자신의 핵심 측근인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문화특보로 기용했다.

이로써 7명이던 대통령 특보는 8명으로 늘었다. 이동관(언론) 전 청와대 홍보수석,박형준(사회) 전 정무수석,김덕룡(국민통합) 전 의원,이희원(안보) 전 한미연합사부사령관,오해석(IT) 경원대 교수,김영순(여성) 전 서울 송파구청장,이현구(과학기술) 전 서울대 교수 등이 대통령 특보를 맡고 있다. 강만수 산은금융지주 회장(경제),김진선 전 강원지사(지방행정)는 올초 특보를 그만뒀다. 맹형규 행정안전부 장관도 특보출신이다.

화려한 면면으로 대통령 특보단은 '미니 내각'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들은 각 분야 전문성을 살려 이 대통령의 국정운영을 조언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이 대통령의 최측근인 이동관,박형준 전 수석이 올초 합류하면서 특보들의 움직임이 주목을 받고 있다. 두 사람은 2007년 한나라당 대통령 후보 경선 때부터 이 대통령을 보좌했다. 이들은 이 대통령의 정권 재창출과 관련된 밑그림을 그리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게 정설이다.

이런 상황에서 이 대통령의 신임이 깊은 유 전 장관의 특보 기용으로 특보단의 힘은 더 세질 것이라는 게 청와대 안팎의 관측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유 전 장관은 장관급 예우를 받을 예정이며,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전파하고 문화 정책에 대해 조언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지만 이 대통령이 야당 등 일각의 비판을 예상하면서도 유 전 장관을 다시 불러들인 것은 모종의 중요한 임무를 맡기겠다는 뜻이 담겨 있다는 게 청와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들 '왕(王)특보'에 대한 청와대 참모들의 시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다. 한 참모는 "이 대통령의 '복심'으로 불리는 특보들이 공식 · 비공식 회의에 참석하며 목소리를 내게 되면 공식 참모 라인의 힘이 약화될 수밖에 없지 않느냐"고 말했다. 비선 조직의 폐해를 지적한 것이다. 기존 시스템이 무력화 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는 얘기다.

실제 김대중 정부에서는 실세인 박지원 정책특보와 임동원 외교안보통일특보 등의 기용으로 '옥상옥(屋上屋)' 논란이 일었다. 특보들은 급여를 받지 않지만 활동비는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무실도 제공받고,보좌 인력과 차량 및 운전기사도 지원받는다. 일각에선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을 제기한다.


◆이상길 농림수산식품부 제1차관=△경북 청도(53)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농림부 식량정책국장,축산정책단장 △산림청 차장 △식품산업정책실장

◆윤종수 환경부 차관=△충북 제천(53) △서울대 영어영문학과 △주유엔대표부 참사관 △환경부 자원순환국장,상하수도국장,기후대기정책관,환경정책실장

◆주영섭 관세청장=△전북 고창(54) △서울대 사회교육학과 △재정경제부 법인세제 과장,조세정책 과장 △기획재정부 재산소비세정책관,조세정책관,세제실장

◆우기종 통계청장=△전남 신안(55) △서울대 경영학과 △재정경제부 경제자유구역기획단 기획국장 △대통령 국민경제비서관 △녹색성장위원회 녹색성장기획단장

◆이기환 소방방재청장=△대구(56) △한국방송통신대,경북대 행정대학원 △소방방재청 소방정책국장 △서울시 소방재난본부장 △소방방재청 차장

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