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가 해킹·도청 사건으로 물의를 빚은 영국 타블로이드 일요신문 뉴스오브더월드의 편집장을 지낸 앤디 쿨슨을 총리실 공보 책임자로 임명했던 것에 대해 후회하고 있다고 말했다.

20일 뉴욕타임스(NYT) 등 주요 외신들에 따르면 캐머런 총리는 이날 하원에 출석해 의원 질의에 답변하는 과정에서 “시간이 지난 뒤에 생각해 보니 쿨슨을 임명한 것은 잘못된 결정이었다”며 “쿨슨이 이번 사건과 관련해 나에게 거짓말을 한 것으로 드러난다면 진심으로 사과를 할 생각이다”고 말했다.

캐머런 총리는 남아프리카공화국을 방문하던 중 이날 열린 하원의 질의 및 응답에 참석하기 위해 일정을 앞당겨 급히 귀국했다.

그는 “쿨슨의 임명으로 물의를 일으켜 매우 후회스럽고 죄송하다”고 사과하며 “해킹 사실을 알았다면 쿨슨을 공보 책임자로 임명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캐머런 총리는 그동안 “쿨슨이 자신은 해킹 사실을 몰랐다고 말해 그 말을 믿고 다시 기회를 준다는 생각으로 그를 공보 책임자로 임명했다”며 쿨슨을 옹호해왔다.하지만 이날 “만일 쿨슨이 편집장을 맡고 있던 당시 발생한 해킹 사건에 관해 거짓말을 했다면 그는 심각한 범죄 혐의에 직면할 것”이라고 입장을 바꾼 것.

야당인 노동당 의원들은 “쿨슨이 해킹 사건을 몰랐을 리 없다”며 총리의 판단력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고 공세를 퍼부었다.

에드 밀리반드 노동당수는 발언을 통해 “그를 고용한 것은 망국적인 판단 착오”라고 비난했다.

쿨슨은 뉴스오브더월드 편집장을 맡고 있던 2007년 왕실 측근 해킹 사건으로 담당 기자가 징역 4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자 도의적 책임을 지고 사임했다.그는 “해킹 사실을 전혀 몰랐다”며 연루 의혹을 부인했다.

이후 쿨슨은 당시 보수당 당수였던 캐머런의 공보 담당으로 자리를 옮겼고 지난해 5월 보수당이 정권을 잡자 총리실 공보 책임을 맡았다가 올 1월 경찰의 재수사가 시작된 뒤 비난 여론이 일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정성택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