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배우자는 여대를 나왔는데 메이퀸에도 뽑힐 정도로 외모가 상당히 뛰어났죠…"

47세 변호사 P씨의 상담 내용 중 일부이다.

"전 남편은 O형이었는데 매일같이 밤늦게 들어오고 다혈질이라 얘기가 잘 안 통했어요. B형이나 A형 중에서 맞선을 주선해 주시고, 남편이 나온 X대 출신은 기질이나 성향이 잘 안 맞는 것 같습니다…"

38세 교사 J씨의 재혼 상대 조건이다.



'돌싱'(*돌아온 싱글의 줄임말)들에게 전 배우자는 어떤 의미일까.

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와 재혼전문 사이트 온리-유는 지난 14일부터 20일까지 재혼을 희망하는 재혼희망 남녀 512명(각 256명)을 대상으로 '재혼 상대 찾을 때 전 배우자 스타일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남성응답자와 여성응답자는 '장점을 부각한다'(男,52.7%)와 '기피모델로 활용한다'(女, 44.9%)라도 답해 차이점을 보였다.

남성 응답자들은 예전의 배우자의 장점을 부각시켜 더 좋은 사람을 원하는 반면, 여성은 전 배우자와 완전히 다른 사람을 찾는 것.

다음으로는 남성의 경우 '기피모델로 활용'(30.1%) -'이상형'(15.0%) 등의 순을, 여성은 '장점 부각'(38.5%) - '이상형'(11.0%) 등으로 답했다.

온리유의 이경 명품매칭본부장은 “재혼대상 남성들은 전 부인의 외모 등을 자랑하면서 자신의 능력을 과시함은 물론 재혼상대는 그 이상의 장점을 가져야 된다고 강조하는데 활용한다”고 전했다.

이어 “여성들은 혈액형, 출신지, 성격유형은 물론 띠(나이)까지 전 남편과 완전히 다른 사람을 찾는 경향 있다”라고 설명했다.

재혼때 가장 많이 생각하는 문제는 초혼 실패의 이유. 설문에 참여한 돌싱 남녀들은 '이혼 후 생각해 볼 때 초혼실패의 원인'에 대한 질문에 남녀 똑같이 '상대를 잘못 판단해서'(남 48.1%, 여 52.0%)는 답이 가장 많이 나왔다.

그 외 원인으로는 남성의 경우 '살면서 상호 이해 노력 부족'(27.6%)이 '상황이 꼬여서'(13.8%)를 앞섰다. 반대로 여성은 '상황이 꼬여서'(25.9%)가 '살면서 이해노력 부족’(10.4%)을 크게 상회했다.

'초혼 배우자 정할 때 저지른 가장 큰 실수'로는 남성이 '내면적 요인의 간과'(28.9%)를 가장 높게 꼽고, 그 뒤로 ‘외모에 과도한 집착’(21.6%), ‘너무 특정사항에 얽매였다’(19.4%), ‘세상물정을 너무 몰랐다’(14.4%) 등을 지적했다.

여성은 ‘세상물정을 너무 몰랐다’(41.0%)는 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현실적인 면의 무시’(25.5%), ‘너무 주변의 조언을 듣지 않았다’(11.7%), ‘남의 말을 너무 믿었다’(10.2%) 등이 꼽혔다.

비에나래의 손동규 명품커플위원장은 “결혼 후 성격, 가치관 등으로 불화가 발생하면 치유하려는 노력보다는 근원적인 문제로 돌리는 경향이 있다”라며 “남녀 모두 교육수준이 높고 나이도 어느 정도 들어서 결혼을 하기 때문에 서로 상대에게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라고 설문결과를 분석했다.


한경닷컴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