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백악관이 자동차 기준 연비를 대폭 강화하려는 움직임에 맞서 미국의 자동차 업계가 의회를 상대로 대대적인 로비에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21일(현지시간) GM(제너럴모터스) 포드 크라이슬러 등 미국의 자동차 ‘빅3’가 올해 상반기 의회에 대한 로비 자금을 대폭 늘린 것으로 집계됐다고 보도했다.미 연방선거위원회(FEC)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GM은 올해 상반기 550만달러를 의회 로비 자금으로 집행해 지난해 같은 기간 410만달러보다 규모가 34% 급증했다.포드도 지난해 상반기 280만달러에서 올들어 6월말까지 340만달러를 로비 자금으로 지출했고,지난해 상반기 110만달러에 그쳤던 크라이슬러의 로비 자금도 올해 상반기 240만달러로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블룸버그는 지난 6월 백악관이 자동차와 소형 트럭의 평균 연비를 현재 갤런당 27.3마일(ℓ당 11.54㎞)에서 2025년까지 갤런당 56.2마일(ℓ당 23.89㎞) 수준으로 대폭 끌어올리는 방안을 제시한 이후 로비가 더욱 치열해졌다고 지적했다.

전 미국 교통국 관리인 제임스 번리는 블룸버그와 인터뷰에서 “연비 이슈는 자동차 업체에게는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일 정도로 심각하다”며 “의원들에게 자동차 업계의 논리를 설명하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하고 있다”고 설명했다.매사추세츠주 렉싱턴에 있는 컨설팅 회사인 IHS오토모티브의 레베카 린랜드 애널리스트는 “백악관이 제시한 새로운 기준은 1977년 연비에 대한 연방 차원의 가이드라인이 최초로 제시된 이후 가장 중요한 이슈”라며 “이제 소비자들은 연비가 나쁜 차는 사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자동차 업체들이 상당한 부담을 느끼고 있다”고 지적했다.

자동차 업계는 향상된 연비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하고 있다.GM 북미지역 대표인 마크 라우스는 “2025년까지 갤런당 56.2마일 연비를 달성하는 것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라며 “하지만 연비가 자동차를 선택하는 중요한 기준이 된 이상 자동차 메이커들로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다”고 토로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