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다고 빙과류나 탄산음료를 마구 마시다가 체온 저하나 배탈 설사로 병원을 찾아오는 어린이 · 청소년 환자들이 지난주부터 조금씩 늘어나고 있다.

빙과와 탄산음료는 달고 톡쏘는 미각으로 말초신경의 불만족을 채워주지만 많이 마시면 문제가 생긴다. 위산이 희석되면서 소화력이 떨어지고 무기력증이 나타나기도 한다. 속이 차가워져 복통이나 설사를 일으킨다. 찬 음료과 얼음과자는 속을 냉하게 만들고 심지어 체온까지 떨어뜨릴 수 있다. 이에 비해 전통음료인 수정과나 식혜는 미각을 충족시키는 데다 건강까지도 챙겨주는 장점이 있다.

수정과는 계피와 생강이 주재료다. 계피를 씻어 적당하게 부러뜨린 다음 물을 붓고 중불에서 끓이고 약불로 은근히 40분 정도 더 가열해 고운 체로 거른다. 생강도 껍질을 벗겨 얇게 썬 후 물을 붓고 은근한 불에서 40분 정도 끓인 후 고운 체로 거른다. 계피물과 생강물을 섞은 후 설탕을 넣고 잠깐 끓여 녹여 준다.

계피의 성질은 뜨겁고 맛은 달면서 맵다. 양기를 보강하고 모세혈관을 확장해서 혈액순환을 촉진하기 때문에 선천적으로 몸이 차며 손발이 시리고 저린 경우,기운이 약해 목소리에 힘이 없고,소화기관이 약하거나,소변이 힘없이 나갈 때 먹으면 효과가 있다.

콜라는 캐러멜 향료를 탄산수에 넣고 설탕과 산미료를 첨가하는데 이때 쓰이는 향료가 바로 계피다. 코카콜라는 동남아 지역에서 생산되는 질좋은 계피의 대부분을 수매하는데 수정과의 주재료와 일치한다는 점이 흥미롭다. 수정과 위에 띄우는 곶감은 떫은 맛을 내는 타닌산이 수렴작용으로 체내 점막표면의 조직을 수축시키는 약리 효과가 있어 설사를 멎게 한다.

식혜는 엿기름(맥아) 가루에 물을 부어 1시간 이상 우려낸 상층의 맑은 물을 예열해둔 전기밥솥에 붓고 고슬하게 지은 뜨거운 밥과 설탕 2~3큰술을 넣고 보온 버튼을 눌러 7시간 정도 삭혀 만든다. 고명으로 잣을 띄우면 더욱 훌륭하다. 엿기름은 보리의 발아한 씨앗을 말린 것으로 위를 편안하게 하고 소화작용을 도우며 식사한 뒤에 나타나는 설사병이나 식체에 효과가 있다. 또 소변 배설을 촉진해 수종(水腫)을 다스리고 오장육부를 튼튼히 해준다.

김달래 < 강동경희대병원 사상체질과 교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