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어질 때마다 값인상도 뒤따라…스타벅스, 15자 최장 '블랙 세서미 그린티 크림 프라푸치노' 내놓고 500원↑

'블랙 세서미 그린티 크림 프라푸치노'

미국의 세계적 커피 브랜드인 한국스타벅스커피가 최근 선보인 아이스 음료의 이름이다.

글자 수가 총 15자에 이른다.

국내에서 이름이 가장 긴 음료로 꼽힌다.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들이 이처럼 읽기에도 숨이 찰 정도의 긴 이름을 가진 음료 신제품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음료에 들어가는 식재료가 다양해지고 있어 이를 표현하기 위한 방편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글자 수가 늘어나는 만큼 음료의 가격도 같이 올라 소비자의 반발을 사고 있다.

일각에서는 대형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신메뉴 네이밍 전략을 통해 가격을 인상하는 편법을 쓰는 게 아닌가하는 의혹마저 제기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 커피 프랜차이즈 업계 1위 스타벅스는 프라푸치노 계열의 2011년 신메뉴인 '엑스트라 커피 캐러멜'의 후속 제품으로 '블랙 세서미 그린티 크림'을 이달 선보이면서 가격(톨 사이즈 기준)을 500원 인상했다.

스타벅스는 이에 앞서 지난해 '에스프레소'(4800원)에 이어 칩 글자를 덧붙인 '에스프레소칩' 프라푸치노 음료를 내놓았다. 이 회사는 이 때도 가격을 600원 올린 5400원으로 책정했다.

스타벅스 관계자는 "새롭게 출시되는 음료마다 맛과 식재료가 달라 각각의 특성에 맞게 값을 매겼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제품명이 길어지면서 가격이 올라간 사례는 글로리아진스, 파스쿠찌 등 다른 커피 프랜차이즈 업체에서도 마찬가지다.

글로리아진스는 칠러 계열에서 '자몽'→ '터키쉬 델라잇'→ '초콜릿 마카다미아'로 신제품을 선보였다. 최초제품 자몽은 가격이 5000원이었으나 가장 최근의 제품인 초콜릿 마카다미아의 값은 5300원이다.

파스쿠찌의 경우 이달에 '망고 코코넛'와 '파인 코코넛'으로 이름 붙인 그라니따 계열의 음료 가격을 6000원으로 책정해 판매에 들어갔다.

신제품들은 지난해에 선보였던 딸기 그라니따, 홍시 그라니따(5500원)의 후속작이다.

파스쿠찌 관계자는 "이달에 선보인 그라니따 메뉴는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열대과일을 사용해 가격이 500원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업체들이 정확한 원재료나 가공가격을 공개하지 않아 객관적인 검증은 힘들지만 네이밍을 달리해 가격을 올리는 '꼼수'를 쓰고 있는 것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대형 프랜차이즈 업체들이 성분 및 원가를 제대로 반영해 가격을 책정한 것인지 확인할 수 있는 절차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