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영업의 성패는 단골 확보에 달려 있다. 확보된 단골 고객의 수는 매장의 경쟁력을 말해주는 것이다. 소점포 경영자들은 '어떻게 하면 단골을 확보할 수 있는가'에 신경을 집중해야 한다.

자영업의 고객관리는 일반 기업체와는 다르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 기업 차원에서는 고객관리를 위해 보편적으로 정보기술(IT)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지만,자영업은 IT시스템에서 좀 더 자유로운 것이 효과적일 수 있다. 자본 투자를 통해 시스템을 갖추고 실행하는 것이 아니라 고객과의 친밀한 관계를 쌓을 수 있는 지혜를 짜내는 방법이다.

서울 종로에 있는 한 구둣방은 작은 노트 한 권으로 고객관리를 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장사가 잘되는 구둣방은 매장에서 닦는 것을 전담하는 사람과 외부에서 영업을 전담하는 사람이 별도로 있다. 대부분의 고객관리는 영업전담자의 몫이지만,이곳에선 매장 내부의 인력도 고객관리를 한다. 여성 손님 중에서 구두의 뒤축을 교환하러 오는 손님이 그 대상이다. 구두 뒤축을 바꾸러 온 여성 손님은 매장에 놓여있는 작은 노트에 자신의 이름과 날짜를 적는다. 그게 전부다. 그리고 다음에 왔을 때 그 횟수가 일정 수준을 넘게 되면 공짜로 교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대전 유성구에 있는 주점 '이지고(Easy Go)'는 사진을 통해 고객관리를 한다. 인근 대학생들이 주요 고객층인 이곳은 자주 오는 손님들을 대상으로 매장에서 사진을 촬영해준다.

고객의 동의를 얻어 그 사진을 매장에 붙여두기도 한다. 동아리 및 선후배들과 주로 오는 손님들은 자신들의 추억이 그곳에 쌓이는 것을 즐기게 되고,또 자신이 아는 사람들의 사진첩을 보는 것 같은 즐거움으로 그곳을 찾게 된다. 졸업한 뒤 예전 친구와의 추억을 더듬기 위해 이곳을 찾는 손님도 있다. 1000여장은 훌쩍 넘을 것 같은 사진들 속에는 또 다른 몇 천명의 단골이 숨어 있는 셈이다. 만약 작은 구둣방에 노트북 컴퓨터를 설치하고 고객관리를 해야 한다면 구둣방 사장님은 힘이 들어 금방 포기할 것이다. 성공하기 힘든 방법이란 뜻이다.

자영업의 고객관리는 컴퓨터로 할 수도 있겠지만,때로는 고객의 감성에 호소할 수 있는 노트 한 권과 카메라 한 대면 충분하다.

허건 < 행복한가게연구소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