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자동차 브랜드 푸조를 수입 판매하는 한불모터스는 지난 20일 충북 청주지역 공식 딜러로 SW오토모티브를 선정하고 성화동에 전시장을 열었다. 푸조 관계자는 "청주가 충청권은 물론 중부 지역에서 판매망 확보를 위한 전략 거점이 될 것으로 판단했다"며 "잠재 성장성이 큰 곳으로 향후 푸조의 국내 점유율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조는 하반기 중부 지역에 전시장과 서비스센터를 한 개씩 추가로 열 예정이다.

◆전시장 절반 지방에 개설

수입차 업계가 지방 소비층을 겨냥,마케팅과 판매망을 강화하며 '남진(南進)'하고 있다. 수입차 시장이 월 1만대 수준으로 커지면서 서울 · 경기권뿐만 아니라 지방 소비자들의 수요가 늘고 있어서다.

수입차 업체들은 올 들어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33개를 새로 열었다. 이 중 지방이 절반 이상인 17개로 16개인 서울 · 경기지역(인천 포함)보다 많았다. 박은석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차장은 "수입차 시장이 커지면서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이 본격화한 것"이라고 말했다.

KAIDA에 따르면 지난해 수입차 판매량은 9만562대로 전체 자동차 시장의 6.92%를 차지했다. 올 들어 상반기에만 5만1600대가 팔려나갔고 점유율은 5월 말 기준으로 7.85%로 껑충 뛰어올랐다. 윤대성 KAIDA 전무는 "이 추세라면 올해 10만대 이상 판매될 것"이라며 "때문에 일반 수입차는 물론 프리미엄 브랜드들도 지방 네트워크 확장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차 시승회 지방 고객들로 북적

수입차 업체 중 올 들어 가장 많은 7개의 전시장을 연 렉서스를 살펴보면 고급 수입차의 남진 추세를 뚜렷이 알 수 있다. 렉서스는 7곳 중 5곳을 부산 울산 포항 창원 전주에 개설해 지방 거점을 대폭 확충했다. 렉서스의 판매망 확장으로 부산 · 경남 지역은 럭셔리 수입차의 최대 격전지로 떠오르고 있다.

슈퍼카 람보르기니와 벤틀리 등을 수입하는 참존오토모티브그룹은 23~24일 부산에서 VIP 시승회를 열고 잠재 시장공략에 나선다. 람보르기니 스포츠카 가야르도 제품군의 최고급 모델인 LP570-4 슈퍼레제라,벤틀리 뉴 컨티넨탈 GT 등을 동원할 예정이다. 이들 슈퍼카 가격은 대당 3억~5억원이다.

신중균 람보르기니서울 이사는 "시승 행사를 통해 부산 VIP 고객들에게 다양한 정보와 서비스를 소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급 럭셔리카 브랜드인 마세라티도 올해 안으로 부산에 신규 매장을 낼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부산 지역 수입차 판매가 늘고 있어 서울 매장 외에 하나 더 추가로 전시장을 마련하기로 했다"며 "부산 센텀시티에서 지난 21일까지 진행한 시승 행사엔 소화하기 힘들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렸다"고 전했다.

수입차 업체들의 지방 진출은 하반기에 더 활발해질 전망이다. 재규어랜드로버는 다음달 중순 전주에 전시장을 열 예정이다. 크라이슬러도 원주 등 강원 지역에 전시장을 내는 등 전국적인 판매 네트워크 확대에 나설 방침이다. 업계 관계자는 "한 · EU FTA 등으로 수입차 가격이 내려가면서 국산차와 격차가 좁혀지고 있다"며 "전시장과 서비스센터 확대로 접점을 늘린다면 지방 잠재 고객들의 구매가 확대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진석/안정락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