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년 첫선을 보인 10원짜리 동전이 지금도 연간 2억개나 발행되지만 한국은행으로 되돌아오는 환수율은 5%에도 못 미친다고 한다. 시중에 유통돼야 할 10원짜리 동전이 대부분 책상서랍이나 저금통 속에 사장돼 정작 대형 마트,소매점 등 수요처에선 모자라는 동전을 확보하느라 비상이다. 10원짜리 동전은 제조단가가 약 35원으로 액면가치의 3.5배다. 만드는 데 연간 70억원이 든다. 화폐로서 교환기능은 거의 상실한 채 비용만 잡아먹는 애물단지인 셈이다.

10원짜리의 퇴장은 지속적인 인플레이션의 결과다. 10원으로는 살 게 별로 없어 주로 자투리 결제에 쓰인다. 이미 1원,5원 동전은 거의 사라졌고 한은도 더이상 발행하지 않는다. 그러나 한은은 상거래에서 여전히 10원짜리가 사용되는 한 발행을 중단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미국 1센트,일본 1엔과 가치가 비슷한데 그나마 우리나라는 신용카드 전자거래 비중이 높아 발행량이 적은 편이라고 한다.

그렇다고 찍을수록 손해인 10원짜리의 독특한 유통구조를 마냥 방치할 수는 없다. 한은은 유통업체들의 990원식 마케팅 자제를 요청하고,동전교환운동을 펴고 있지만 근본대책은 못 된다. 동전이 필요없는 T머니 등 전자거래와 신용카드 직불카드 등을 더 활성화하고,유통업체들도 포인트로 잔돈을 결제하는 시스템을 서둘러 갖춰야 한다. 장기적으로 화폐 액면단위 변경(리디노미네이션)도 고려해 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