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중고차 '지존'은 값싸진 대형…그랜저TG·BMW뉴5 질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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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차 연간 거래량이 지난해 사상 처음 200만대를 넘어섰다. 한 해 150만대 규모인 신차 시장과 비교하면 중고차 거래가 더 활발한 셈이다. 특히 올 상반기에는 신차가 잇달아 나오면서 중고차 매물도 늘어나 어느 때보다 시장이 활기를 보였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그렇다면 올 상반기 중고차 소비자들은 어떤 모델을 가장 많이 찾았을까.
◆국산 그랜저,수입 BMW 5시리즈
중고차 전문회사 SK엔카가 집계한 '2011년 상반기 중고차 베스트셀링' 순위에 따르면 국산차는 현대자동차의 그랜저TG,수입차는 BMW 뉴 5시리즈가 각각 판매 1위에 올랐다. 상반기 판매 순위는 SK엔카 홈페이지에 등록된 중고차 매물을 기준으로 모델별,차종별로 분석했다.
우선 국산 중고차 시장에선 올 들어 중대형차가 경소형차보다 인기를 끌었다. SK엔카가 집계한 국산 중고차 판매 10위 내에는 그랜저TG(1위)의 거래량이 가장 많았다. 그랜저TG의 경우 새롭게 출시된 신형 그랜저HG의 값이 높게 책정되자 주행 거리가 짧은 신차급 차량의 고객 선호도가 높았다.
이어 르노삼성 SM5(2위),현대차 에쿠스(4위)와 NF쏘나타(6위) 등 중대형 세단이 판매 상위권에 올랐다. 준중형차와 경차는 현대차 아반떼HD(3위)와 기아차 뉴 모닝(9위) 한 차종씩만 이름을 올렸다.
SK엔카 관계자는 "고유가 여파로 구입보다 매각이 많았던 대형차 시장은 공급 물량이 많아져 시세가 하락했다"며 "예년보다 값이 떨어진 대형차를 구매하려는 수요자들이 늘면서 중대형 차종이 상위권을 차지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중고 수입차는 신차 시장과 마찬가지로 독일차 중 BMW의 인기가 이어졌다. BMW 뉴 5시리즈(1위),뉴 3시리즈(2위)와 함께 구형 3시리즈(4위)와 5시리즈(5위)가 모두 상위권에 올랐다.
SK엔카 관계자는 "구형 BMW가 현재까지도 많은 사랑을 받는 이유는 500만원부터 2000만원까지 비교적 싼 가격대에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브랜드로는 현대차와 BMW 두각
상반기 브랜드별 중고차 선호도는 국산은 현대차,수입은 BMW로 각각 나타났다. 현대차는 중고차 판매 톱10에 7개 차종을 올렸고 기아차와 르노삼성,쌍용차가 한 차종씩 이름을 올렸다.
반면 상반기 쉐보레 브랜드로 새롭게 국내 판매에 나선 한국GM은 단 한 차종도 없어 중고차 시장에서 선호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수입차의 경우 신차 판매량이 가장 높았던 BMW가 중고차 시장에서도 가장 많은 4개 차종을 10위 내에 올렸다.
이어 아우디가 2개 모델,렉서스,폭스바겐,메르세데스벤츠,인피니티가 한 차종씩 순위에 올랐다. 국산차와 달리 수입차는 대형차보다는 중소형차 위주로 거래량이 많았다. BMW 3시리즈를 비롯해 렉서스 IS250,폭스바겐 골프,아우디 뉴 A4 등 브랜드마다 엔트리급에 해당하는 차종이 순위에 올랐다.
◆국산 SUV,수입 은중형 세단 인기
차종별로는 국산차가 SUV(18.9%),중형(18.4%),대형(17.8%) 순으로 거래량이 많았다. 수입차는 중형(33.2%),준중형(22.1%),대형(17.4%) 순이었다. 수입 SUV(13%)는 국산과 달리 거래량이 적었다.
SUV는 레저 활동 등이 늘면서 작년 여름을 기점으로 계절과 관계없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게 중고차 업계의 설명이다. 여름철엔 레저 문화를 위한 공간 활용도가 높아 소비자들이 선호한다. 또 한파와 폭설이 지속되는 겨울철엔 눈길에 강한 4륜 구동 SUV가 인기를 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박홍규 SK엔카 인터넷사업본부 이사는 "올 상반기에는 활발한 신차 출시와 고유가로 인해 SUV,준중형차 등 경제적이고 실용적인 차량의 수요가 높았다"며 "수입차 시장도 점차 확대되면서 중고차 거래량이 증가했다"고 덧붙였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