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곳곳에서 주민과 상인들이 한진중공업 분규 사태에 외부세력의 개입 자제를 거듭 촉구하고 나섰다.

부산 영도지역 11개 주민자치단체와 시민 100여명은 24일 오후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정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여름휴가철에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부산을 많이 찾는데 주말마다 한진중공업 관련 집회로 관광지 부산의 이미지가 시끄러운 노사분규장으로 인식되고 있다"며 "영도구와 부산의 이미지를 실추시키는 집회를 자제해달라"고 호소했다. 주민단체들은 "6개월 이상 계속된 한진중공업 사태로 인한 생활 불편을 참고 또 참았다"며 "또다시 희망버스 때문에 영도구민은 계속 경험하지 못한 불안과 대혼란을 겪고 있다"고 주장했다.

박태석 영도구주민단체협의회 회장은 "7000여명이 참석한 지난 2차버스 방문 때 산더미 같은 쓰레기,고성방가,시설물 무단사용,무단방뇨로 법과 질서가 실종돼 교통이 마비되고 잠을 설치는 등 주민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였다"며 "가뜩이나 어려운 지역경제가 파산에 이를 우려가 있는 만큼 절대 와서는 안 되고,온다면 주민이 나서 막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영도구 절영상공인연합회 회원 67명도 "한진중공업 사태는 노사가 협상을 시작한 만큼 외부에서 압력을 가해서는 안 된다"며 "3차버스가 강행되면 전 구민이 나서 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여름휴가철 성수기를 맞은 해운대관광경영자협의회,주민자치위원장협의회도 같은 입장을 내놨다. 해운대해수욕장 파라솔단체협의회는 "휴가철 해수욕장을 찾는 피서객이 연중 최고 수준인데 희망버스 행렬이 오면 도시 마비와 교통대란이 불 보듯 뻔하다"며 집회 철회를 요구했다. 부산역 맞은편 외국인상가거리에서도 외부인사들의 개입 자제를 촉구했다.

하지만 노동계,야당,시민단체 등으로 구성된 정리해고 반대모임 쪽은 이날에도 정리해고 사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집회를 가졌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