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건 군(17) 등 1학년생 4명으로 이뤄진 부산기계공업고팀은 올해 '전경련-한경 청소년 경제체험대회'에 참가한 전국 100개 중 · 고등학교 중 유일한 마이스터고 팀이다. 이들은 모두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바로 취업할 계획이다.

이번 대회의 행사 중 하나로 23~24일 경기도 오산 롯데인재개발원에서 열린 경제캠프에 참가한 이 학생들에게 '마이스터고는 기술 명장(名匠)을 키우는 곳인데 굳이 경제공부를 할 필요가 있나'라고 물었다. 이들은 이구동성으로 "대학입시가 아니어도 살아가는 데 경제공부는 꼭 필요하다. 평범한 일상 속에서도 경제와 관련된 일은 많다"고 대답했다.

전국경제인연합회와 한국경제신문이 주최한 이 대회는 올해로 6회째다. 해를 거듭하며 일반 인문계고뿐만 아니라 직업교육 특성화고(옛 실업계고)로도 참여가 확대되고 있다. 부산기계공고 학생들은 이번 캠프에서 다른 4개 고등학교 학생들과 함께 총 20명이 한 조를 이뤄 '통큰 치킨은 왜 죽었나'를 주제로 토론하고 발표했다. 오현호 군은 "영세 사업자가 통큰 치킨에 밀려 폐업하고 다시 롯데마트에 비정규직으로 취업하는 빈곤의 악순환이 일어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같은 팀의 김현수 군은 "경쟁은 양질의 치킨이 시장에 나오게 만들어 소비자의 이익을 높인다"며 반대 의견도 내놓았다.

이들은 이번 캠프가 더 열심히 공부하도록 자극하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았다. 강경원 군은 "다른 학교 학생들이 창조적 파괴,규모의 경제와 같은 용어를 쉽게 쓰는 것을 보고 놀랐다"며 "학교에서 거의 배울 수 없어 경제 문제를 소홀히 했는데 앞으로는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