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석동 금융위원장(사진)이 하반기 금융정책의 가장 시급한 과제로 외환건전성을 꼽았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글로벌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 23일 서울 영등포역 근처 노숙인 복지시설 '옹달샘 드롭인(drop-in)센터'에서 봉사활동을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올해 안에 외환건전성 문제를 1번으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와 금융감독원은 최근 12개 시중은행의 외화유동성을 점검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만들었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금융위기는 항상 외환 쪽에서 시작한다"며 "당장 위기로 비화할 우려는 거의 없다고 보지만 미리 준비를 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위는 이에 따라 은행들이 외화 안전자산과 '외화 커미티드라인(마이너스대출 성격의 금융회사 간 단기 외화차입선)'을 더 많이 확보하고 외화 관련 정보교환을 원활히 하도록 당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까지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은 안정적인 수준이다. 지난달 말 현재 잔존만기 3개월 이내 외화자산을 3개월 이내 외화부채로 나눈 '3개월 외화유동성 비율'은 100.3%로 감독 당국의 지도기준(85%)을 넘었다.

한편 김 위원장은 외환건전성 외에 하반기에 추진할 주요 과제로 금융소비자 보호와 금융회사 지배구조 개선을 꼽았다. 그는 "금융소비자보호법은 거의 완성 단계로 올해 안에 법제화할 것"이라며 "금융소비자보호원을 금감원 안에 둘지,밖에 둘지는 총리실 산하 금융감독혁신 TF 논의 결과를 보고 공론화를 거쳐 법에 반영하겠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은 가계부채 억제 대책을 거론하며 "경제성장률을 낮춰 저공비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