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부채협상 '2차 빅딜' 실패…오바마 "베이너에 파혼 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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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가 협상 골대 옮겨"…베이너도 날 선 공격
지난 21일(현지시간) '향후 10년간 재정적자 4조달러 감축'을 골자로 하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 의장의 2차 빅딜안으로 합의를 보는 듯했다. 그러나 막판 세수 확대 문제가 쟁점으로 부상했다. 오바마가 세수 확대 규모를 당초보다 4000억달러 늘려 1조2000억달러에 맞추자고 제안했기 때문이다. 이에 베이너는 협상장을 박차고 나왔다는 후문이다.
협상 결렬 후 오바마는 기자회견을 갖고 "나는 결혼식장에서 여러 차례 파혼당했다"며 공화당을 맹비난했다. 이에 대해 베이너는 오바마의 세수 추가 요구를 빗대 "대통령이 골대를 옮겼다"고 맞받아쳤다. 또 "나야말로 (물렁물렁한) 젤리 한 그릇과 협상한 꼴"이라고 공격에 나섰다.
그러나 다급해진 양측은 다시 협상에 들어갔다. 오바마는 토요일인 23일 오전 다시 양당 지도자들을 백악관으로 불러 협상을 시도했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내지 못했다. 베이너도 이날 오후 4시께 "24시간 안에 새로운 협상안을 내놓겠다"고 선언했다. 월요일 오전 개장하는 아시아 금융시장에 혼란을 주지 않겠다는 의도다.
공화당이 내놓은 4조달러 규모의 3차 빅딜안은 부채한도를 언제,어떤 방식으로 증액하느냐가 핵심 쟁점이다. 공화당은 2단계 증액안을 내놨다. 정부가 연말까지 지출을 1조달러 삭감하면 부채한도를 1조달러 늘려주겠다는 얘기다. 그리고 2단계는 초당적인 재정적자 감축위원회의 개혁안을 통해 지출을 추가로 3조달러 줄이면,의회가 내년 1월에 한번 더 부채한도를 늘려주자는 것이다.
하지만 민주당은 내년 말까지 부채한도를 일시에 2조4000억달러 증액해줘야 한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공화당이 2차 증액을 해줄지 믿지 못하겠다는 불신이 깔려 있다. 상원의 해리 리드 민주당 원내대표는 "공화당이 정치적 이해관계 때문에 미국의 신용등급과 신뢰성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고 비난했다.
공화당 측은 "우리가 그동안 제시한 안을 민주당이 모두 거부했다"며 "2단계 증액이 불가피하다"고 주장했다.
이 같은 대치에도 양측 지도자들은 월요일인 25일까지 협상을 타결짓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은 이날 "내년 11월 대선까지 디폴트 위험을 없애야 한다"고 주장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