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지주와 은행,대기업 등이 신용카드 자회사 지원에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 금융당국이 카드사 자체 영업에 대한 규제를 대폭 강화하면서 우회 지원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카드사의 모회사들은 이에 대해 계열사 간 시너지 확대를 위한 조치라고 설명하고 있다.

◆카드 쓰면 최고 연 12%까지

신한은행은 25일부터 '생활의 지혜 적금 JUMP'를 판매한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지원을 위해 10억원의 기금을 전달하고,이번 적금에 가입한 고객의 만기 이자 중 1000원을 기부하는 방식으로 10억원의 추가 모금을 목표로 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고객 모집을 위해 최고 연 12.0%의 금리를 내걸었다. 기본금리는 연 3.2%이지만 우대금리를 대폭 얹어주는 방식으로 최고 연 12%가 가능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우선 신한은행 거래실적에 따라 0.7%포인트가 더해진다. 또 신한카드의 'S-MORE 생활의 지혜 카드' 사용실적에 따라 최고 8.1%포인트를 가산한다. 신한은행은 8.1%포인트의 금리를 더 받으려면 한 달에 카드를 150만원 이상 써야 한다고 설명했다. 적금은 1년간 월 30만원 이내만 가능하다.

국민은행도 최근 카드사를 지원하는 상품인 'KB 굿플랜적금'과 '굿플랜카드'를 내놨다. 직전달 카드 사용액 중 20%(최대 30만원)가 결제계좌에서 적금계좌로 자동이체되는 게 이 상품의 특징이다. 만기 때 연 4.0%의 적금 금리와 연 6.0%의 가산금리를 합해 최고 연 10%의 확정수익을 준다.

우리은행의 '매직7 적금' 역시 카드와 연계한 복합상품이다. 기본금리가 연 4.0%에 그치지만 전년 대비 우리카드를 연간 500만원 이상 더 쓰면 연 7%의 금리를 제공한다.

기업은행도 창립 50주년과 평창 동계올림픽 유치를 기념해 1조원 한도로 특별예금을 판매하는데 역시 신용카드 이용금액이 클 경우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카드사 모기업들이 이처럼 자회사 지원에 나선 것은 금융 당국의 카드 규제 때문이다. 당국은 신규 카드발급 건수와 마케팅 비용을 제한하는 등 카드사의 영업 확대를 규제하고 있다. 때문에 카드사들은 점유율 하락 방지를 위해 모회사의 혜택을 늘리는 방안을 선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현대는 자동차,롯데는 백화점"

은행을 관계사로 두지 않은 전업계 카드사들도 모기업의 '후광 효과'를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SK텔레콤이 지분 49%를 갖고 있는 하나SK카드는 지난달 말 통신 관련 신용카드인 '터치 T'를 출시했다. 통신요금 월 최고 1만3000원,단말기 수리비 최고 10만원 할인 등이 특징이다.

삼성카드도 30여개에 달하는 삼성그룹 계열사의 전국 가맹점에서 결제금액의 최대 5%를 적립해주는 'S클래스' 카드를 최근 내놨다. 이 포인트로 지정된 가맹점에서 물품을 구입할 수 있다.

현대카드는 현대 · 기아차그룹 계열사답게 신차 구매 혜택을 강조하고 있다. 평소 'M카드' 포인트를 적립했다가 신차 구입 때 최고 200만원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롯데카드는 자사 고객들이 관계사인 롯데백화점에서 5% 할인 및 3개월 무이자 할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조재길/김일규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