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중국의 이번 고속철 추돌사고가 ‘안전불감증으로 인한 인재’라는 비판이 중국 내에서 나오고 있다.

25일 중국의 주요 인터넷 포털과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微博) 등에선 고속철 사고 발생 직후 최근 중국에서 터진 안전사고들이 정부 관리들과 건설업체 간의 유착,만연해 있는 인명경시 풍조,건설업체들의 부도덕성 때문이라는 네티즌의 질타가 쏟아지고 있다.

이번 고속철 사고가 벼락에 의한 열차의 전력 및 기계시스템 파손 때문이라는 정부 조사 결과가 발표됐으나,일반 중국 국민은 사회 전반에 만연한 안전 불감증이 주원인이었다고 꼽고 있다.사고 당시 앞서 가던 D3115호 둥처가 벼락을 맞은 후 경보시스템에 문제가 생겨 멈춰 섰지만 뒤따라오던 D301호 둥처에 제대로 위험신호를 전달하지 못했다는 사실 자체가 안전에 대해 둔감했다는 것이다.중국 동남부 해안지역을 운행하면 기후적으로 천둥과 번개를 동반한 폭우를 많이 만날 수 밖에 없는데 그에 대한 대비가 전혀 안돼 있었고 경보시스템 파손으로 발생할 문제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해 놓지 않았다.중국의 둥처는 평균 시속 200㎞,최고 시속 250㎞로 달리며 배차 간격이 10분인 점을 감안하면 추돌사고 위험에 너무 안이하게 대응해 왔다는 평가다.

관영통신 신화사 등 중국 언론은 최근 잇따라 터지고 있는 안전사고와 관련해 중국인들의 안전불감증이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고 전했다.지난 2일 광시허산(廣西合山) 탄광과 구이저우(貴州)성 핑탕(平塘)현 탄광 붕괴,4일 후베(湖北)성 버스 전복,6일 산둥(山東)성 센타오(仙桃)시 탄광 화재,22일 징주(京珠) 고속도로 버스화재 등으로 무려 136명이 사망했다.또 건설한 지 하루 밖에 안된 다리와 도로가 무너지거나 아파트 한쪽 면이 붕괴되는 등 10여건의 대형 안전사고들이 터졌다.

이런 가운데 중국 후진타오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는 사고 직후 구조활동에 모든 노력을 다하라고 지시했으며 사고처리의 책임을 맡은 저장성과 원저우시는 인민군과 공안,교통경찰,소방,무장경찰,위생,전력 등 관계부문의 인력을 총동원해 사고처리에 나서고 있다.상하이 철도국의 룽징(龍京) 국장,리자(李嘉) 서기,허성리(何勝利) 공무 담당부국장은 이번 사고의 책임을 지고 해임됐다.

하지만 민심은 이미 정부에 대한 불신이 깊어진 모습이다.일반 국민은 정부의 통제를 받고 있는 중국 언론들이 피해 상황보다 사고수습을 위한 정부와 지도자들의 활동상을 더 실시간으로 보도하며 정부 쪽을 두둔하거나 해명하는 쪽에 비중을 두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