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시절 이후 정식으로 서예를 공부한 적은 없어요. 서예는 마음을 다스리는 예술이어서 그런지 계속 관심이 가더군요. "

서울 경운동 유카리 화랑에서 생애 첫 서예전을 열고 있는 김성동 씨(64 · 사진)는 "글은 곧 기(氣)의 발현이며 글씨는 마음의 거울"이라며 "마음을 바르게 다스리는 사람만이 올바른 글을 짓고 글씨를 쓸 수 있다는 '문기서심(文氣書心)'을 가슴에 새기면서 살아왔다"며 이같이 말했다.

1978년 장편소설 《만다라》로 '한국문학 신인상'을 받으며 등단한 김씨는 이후 한국 근현대사와 구도(求道)를 주제로 한 문제작들을 발표하며 문단의 중진으로 자리잡았다. 그는 다섯 살 때 할아버지로부터 한문과 붓 잡는 법을 배운 이후 평생 취미처럼 글씨를 썼다.

내달 4일까지 이어지는 전시회의 주제는 '한묵청연(翰墨淸緣)'.올해 초 펴낸 독립운동가들의 꿈과 삶을 담은 《현대사 아리랑》 출판 기념회를 겸해 병풍 2점과 글씨 34점을 걸었다.

전시회 개막 열흘 전에 뇌졸중 초기 증세로 입원하기도 한 그는 "할아버지께 붓 잡는 법부터 배우고 한문 공부를 하면서 글씨의 원리를 배웠다"며 "평생 취미로 혼자 내 방식으로 계속 썼는데 그래서인지 어떤 분들은 내 글씨가 개성 있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02)733-7807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