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들이 정리해고 철회버스가 오지 말아 달라고 호소하며 본격 나섰다.

부산 영도구 주민자치위원장 11명과 주민 등 700여명은 25일 오전 7시께 부산 영도구 봉래교차로에서 집회를 열고 "'희망버스' 주최 측은 더 이상 영도구민에게 고통을 주면 안 된다"며 "3차 희망버스가 영도로 올 경우 참가자들의 영도 출입을 직접 막아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노사협상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외부 세력이 나서면서 문제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 데다 오는 30일 또다시 한진중공업으로 '정리해고 철회버스'가 오면 영도지역이 노사분규장으로 변해 주민 불편이 극에 달할 것"이라며 "28일까지 매일 대교동과 봉래로터리 일대에서 주민들이 버스 방문을 중단해 줄 것을 호소하는 궐기대회를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석 영도구주민단체협의회장은 "28일까지 정리해고 반대철회 방문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30일에 오는 정리해고 철회버스에 맞서 전 영도구민이 궐기할 것"이라며 "제발 주민들이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방문을 자제해 달라"고 당부했다.

이 때문에 30일 정리해고 반대 촉구단체와 이들의 부산 방문에 반대하는 주민 사이에 충돌이 우려되고 있다. 영도구 주민자치위원장과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정문 맞은편의 신도 브래뉴 아파트 주민 등 300여명은 지난 24일에도 "영도 주민에게 고통만 안겨주는 희망버스는 절망버스"라며 이들의 부산행을 반대하고 나섰는데,이 바람에 정리해고 촉구 집회 참가자들과 충돌을 빚었다.

신도브래뉴 아파트의 한 주민은 "직장을 잃은 정리해고자들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한 달 넘게 아파트 입구에서 노숙하고 주민들에게 욕설하고 위협하는 일을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입주민이 함께 나서게 됐다"며 "30일 버스 참가자들이 아파트 앞에서 행사를 벌인다면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부산=김태현 기자 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