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휴가 시즌에 접어든 유럽 금융계에 매서운 칼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골드만삭스 등 미국 투자은행(IB)에 이어 유럽 IB들도 대대적인 인력 감축에 들어갔다.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IB들이 유럽 재정위기로 경영 환경이 불투명해지자 사람부터 자르고 있다.

25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는 26일자로 5000명을 감원한다. 2009년 이후 IB 부문에서만 1700명 이상을 신규 고용하는 등 공격 경영을 펼쳐왔던 UBS는 실적이 기대만큼 올라주지 않자 대대적인 인력 감축을 결정했다. UBS는 그룹 전체 인력의 5~7%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크레디트스위스와 영국 은행 바클레이즈도 인건비를 줄여 올해 목표 순익을 달성하기 위해 감원을 계획하고 있다. 바클레이즈는 올해 초 600명,지난 6월 100명을 각각 해고한 데 이어 추가로 인력을 줄인다는 방침이다.

FT는 전통적으로 채권 부문이 IB의 주된 수입원이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이 부문 실적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크레디트스위스의 2분기(4~6월) 채권 · 통화 · 원자재(FICC) 부문 매출은 1분기 대비 41% 급감한 것으로 추정된다. 도이치은행(-30%) UBS(-21%) 등도 FICC 매출이 크게 줄어들 전망이다. 최근 2분기 실적을 공개한 골드만삭스는 FICC 매출이 전 분기 대비 63% 줄었다.

FT는 씨티그룹의 분석을 인용해 2분기 도이치은행과 UBS 크레디트스위스 등의 IB 매출이 지난 1분기의 절반에 그친 것으로 추정했다. 바클레이즈와 로열뱅크오브스코틀랜드(RBS)의 올해 상반기 매출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0%가량 줄어든 것으로 관측됐다. 유럽계 IB는 26일 UBS를 시작으로 크레디트스위스(28일) 바클레이즈(8월2일) 등이 2분기 실적을 공개한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