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항공사들이 올여름 제주행 항공편을 대폭 늘리고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 주요 대기업과 정부 부처를 중심으로 '여름휴가는 국내에서 보내자'는 바람이 일면서 제주행 수요가 급증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상 최대 호황을 맞았던 지난해를 넘어설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25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오는 29일부터 다음달 16일까지 김포,인천,광주,부산,청주에서 출발하는 제주행 5개 노선에 174편을 추가 공급한다. 좌석 수로는 총 4만3404석에 이른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지난 22일부터 8월 말까지 53편의 임시항공편을 운영,약 1만석을 더 공급하기로 했다. 제주항공은 지난달 24일부터 부산~제주 노선의 운항 횟수를 기존 주 56회에서 주 92회로 늘렸다. "올 여름 제주도를 찾는 가족단위 승객이 크게 증가함에 따라 좌석난을 해결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게 항공사들의 설명이다. 이들 항공사의 제주행 노선 예약률은 100%에 가깝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7월27일~8월10일 제주행 전 노선의 예약률은 98%로 새벽 비행기 등 일부 항공편을 제외하면 만석"이라며 "지난해에는 주말이나 공휴일에 예약이 몰렸다면 올해는 주중이나 시간대에 상관없이 전체적으로 예약률이 높다"고 말했다. 아시아나도 7월 마지막 주와 8월 첫 주의 예약률이 요일과 시간에 관계없이 만석에 가깝다고 전했다. 제주항공 측은 "성수기 예약률이 95%로 국내 항공사들이 사상 최대 호황을 맞았던 지난해보다 2%포인트 높다"고 말했다.

여행객이 대거 몰리자 항공사들은 관련 업체들과 손잡고 '제주 마케팅'에도 나섰다.

이스타항공은 탑승권 지참 시 제주컨벤션센터 내 실내 놀이터인 제주키즈파크에 성인 1명이 무료로 입장할 수 있는 이벤트를 벌인다. 제주행 전 항공편에서 추첨을 통해 제주커피워터월드 입장권을 두 장씩 제공한다. 아시아나 역시 제주 관광지 이용권 5만원 이상 구매 시 1만원 자유이용권을 선물하는 행사를 하고 있다.

항공사들이 '제주 특수'를 맞은 것은 정부 부처와 대기업이 내수 활성화를 위해 국내 휴가를 적극 권장하는 것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삼성그룹은 20만4000여명 전 임직원에게 여름휴가 기간 국내에서 사용할 수 있는 국민관광상품권 20만원어치를 각각 지급하기로 했다. CJ그룹도 전국 콘도 객실 100여개를 확보해 임직원이 싼값에 이용하게 하는 '블록콘도'제도를 올해 다시 부활시켰다. 제주도 여행 시 렌터카를 1만원에 이용할 수 있는 제주패밀리카 제도도 시행 중이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전국 71개 상공회의소와 함께 '국내에서 휴가 보내기'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전국 13만 회원 기업에 '내수 활성화를 위해 임직원이 올 여름휴가를 국내 관광지에서 보낼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보내고 지난 15일에는 한국관광공사와 캠페인 활성화를 위한 협약을 맺기도 했다.

이유정 기자 yj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