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도 조합원 입장서 서비스 경쟁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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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에 듣는다
한진重 사태는
노사 당사자가 푸는 게 正道…양측 약속이행 주변서 도와야
일자리 창출 어떻게
일자리 만드는 기업 법적 지원…독립유공자 수준 대접해야
사회적 기업 일자리는
공동체 정신 가진 기업 절실…'1社1사회적 기업' 확산 필요
한진重 사태는
노사 당사자가 푸는 게 正道…양측 약속이행 주변서 도와야
일자리 창출 어떻게
일자리 만드는 기업 법적 지원…독립유공자 수준 대접해야
사회적 기업 일자리는
공동체 정신 가진 기업 절실…'1社1사회적 기업' 확산 필요
노동현장에는 요즘 복수노조와 타임오프 시행,한진중공업 사태 외부 개입,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정치권의 선명성 경쟁 등 큼직큼직한 이슈들이 쏟아지고 있다. 고졸 출신들의 금융권 입사,사회적 기업 확산,일자리 창출도 관심거리다. 정부과천청사에서 노사관계 및 고용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이채필 고용노동부 장관을 만나 핵심 이슈들에 대한 의견을 들었다.
▼한진중공업에 정치인들을 비롯해 외부세력이 많이 개입하고 있다. 외부 개입이 문제를 꼬이게 만드는 것 아닌가.
"기본적으로 한진중공업 사태는 노사 간 문제다. 정리해고를 할 수밖에 없는 경영 사정도 있고 노조 입장에서 볼 때 회사에 쌓인 불신도 있다. 하지만 노조가 파업을 철회했고 노사 당사자들은 나름대로 합의도 했다. 그렇다면 약속사항이 잘 이행되게끔 주변에서 최대한 지원해주는 게 문제를 푸는 첩경이다. 노사문제는 법 테두리 안에서 자율적으로 푸는 게 정도다. "
▼노동단체들의 조직 결집이 제대로 안 되는 것 같다. 복수노조가 시행되면서 더 심화되는 것 같다.
"우리 노조만큼 아무런 제약 없이 활동해온 나라는 드물다. 노조가 만들어지고 나면 헌법과 법률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보호를 잘 받는다. 복수노조가 시행된 만큼 노조도 이제 조합원 입장에서 서비스경쟁에 앞장서야 한다. "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나서지만 청년들은 구직난에 허덕인다. 왜 그런가.
"금융위기를 겪은 뒤 2010년부터 18개월 동안 취업지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고용률(16~64세)은 올 6월 64.7%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청년 실업률도 작년 6월 8.3%에서 올 6월에는 7.6%로 0.7%포인트 내려갔다. 하지만 국민들의 고용체감지수는 올라가지 않는다.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탓이다. 앞으로는 경제 산업 조세와 금융정책까지도 일자리 친화적으로 만들고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제도를 과감히 고치도록 힘쓰겠다.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이 사회의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포상을 하고 조달품 입찰 등에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자리 창출 기업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위해 일자리특별법 제정도 구상 중이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인은 애국자 중 애국자로 독립유공자 수준으로 대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여고를 졸업하고 은행에 취업하니까 대통령도 관심을 갖는다. 고졸 출신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지 않나.
"대학진학률은 79%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1970년대만 해도 진학률이 30%대였다. 외국처럼 고교졸업 후에도 일자리를 잡아서 일하다 중간에 학업을 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고졸 출신을 뽑고 우대하는 게 늦었지만 바람직한 현상이다. 특성화고 나온 사람들이 반듯한 일자리를 잡을 수 있게끔 프로그램도 마련하겠다. "
▼그래도 특성화고 졸업장으로는 취업이 어렵지 않나.
"지금은 채용시장에 학력거품이 끼어 있다. 채용 과정에서 능력은 있는데 면접기회가 없는 경우가 많다. 서류전형 때 이력서에 적힌 학력 때문이다. 이런 관행을 없애고 실력 위주로 뽑을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펼치겠다. "
▼사회적 기업 일자리가 많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다.
"사회적 기업은 일자리 창출과 사회서비스 해법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현대사회는 갈수록 이익사회로 간다. 그래서 이제 상부상조의 공동체정신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기업이 더욱 필요하다. 사회성이라는 공동가치,기업이라는 지속가능성을 결부시키는 게 필요하다. 사회적 기업법이 시행된 이후 4년 만에 532개 기업에서 1만3500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이 중 7800여명이 취약계층이다. 예비 사회적 기업도 1005개 더 있다. "
▼기업들도 사회적 책무 차원에서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갖는 게 필요하지 않나.
"존경받는 기업이 되려면 사회적 기업도 직접 운영하거나 아니면 사회적 기업을 후원해서 경영노하우를 가르쳐 줄 수 있다. 이제 '1사1사회적 기업' 운동을 확산시켜 기업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
▼한국노총이 계속 투쟁을 벌이고 있다. 대화파트너로 인정할 생각은 없나.
"이용득 집행부 들어서 협력모드가 아니라 투쟁모드로 운동을 벌여왔다. 투쟁기치를 계속 견지한다면 정부도 운신의 폭이 좁다. 노동계는 근로시간면제제도를 반대하지만 지난 1년 동안 근로시간면제제도 시행으로 전임자 수가 많이 줄었다. 노조의 자주성 차원에서 많은 진전을 이뤘다. 타임오프는 노조가 스스로 부담하면서 자주성을 확보하고, 복수노조는 창구단일화를 통해 노조의 민주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다. 자주성과 민주성을 양대축으로 해서 노조의 투명성,더 나아가 기업운영의 투명성을 촉진할 수 있다. "
◆ 이채필 장관
어려서부터 소아마비를 앓았고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5회로 공무원에 발을 들여놓았다. 산업안전국장 고용정책심의관 직업능력정책관 노사협력정책국장 기획조정실장 노사정책실장 등 고용노동부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법과 원칙을 강조해 노사관계의 포청천이란 별명도 갖고 있다. 1956년 울산 출생.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
▼한진중공업에 정치인들을 비롯해 외부세력이 많이 개입하고 있다. 외부 개입이 문제를 꼬이게 만드는 것 아닌가.
"기본적으로 한진중공업 사태는 노사 간 문제다. 정리해고를 할 수밖에 없는 경영 사정도 있고 노조 입장에서 볼 때 회사에 쌓인 불신도 있다. 하지만 노조가 파업을 철회했고 노사 당사자들은 나름대로 합의도 했다. 그렇다면 약속사항이 잘 이행되게끔 주변에서 최대한 지원해주는 게 문제를 푸는 첩경이다. 노사문제는 법 테두리 안에서 자율적으로 푸는 게 정도다. "
▼노동단체들의 조직 결집이 제대로 안 되는 것 같다. 복수노조가 시행되면서 더 심화되는 것 같다.
"우리 노조만큼 아무런 제약 없이 활동해온 나라는 드물다. 노조가 만들어지고 나면 헌법과 법률을 통해 세계에서 가장 보호를 잘 받는다. 복수노조가 시행된 만큼 노조도 이제 조합원 입장에서 서비스경쟁에 앞장서야 한다. "
▼정부가 일자리 창출에 나서지만 청년들은 구직난에 허덕인다. 왜 그런가.
"금융위기를 겪은 뒤 2010년부터 18개월 동안 취업지수가 계속 증가하고 있다. 고용률(16~64세)은 올 6월 64.7%로 금융위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청년 실업률도 작년 6월 8.3%에서 올 6월에는 7.6%로 0.7%포인트 내려갔다. 하지만 국민들의 고용체감지수는 올라가지 않는다. 청년실업과 비정규직 문제가 개선되지 않은 탓이다. 앞으로는 경제 산업 조세와 금융정책까지도 일자리 친화적으로 만들고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제도를 과감히 고치도록 힘쓰겠다.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이 사회의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포상을 하고 조달품 입찰 등에서 혜택을 주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자리 창출 기업에 대한 제도적 지원을 위해 일자리특별법 제정도 구상 중이다. 일자리를 창출하는 기업인은 애국자 중 애국자로 독립유공자 수준으로 대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여고를 졸업하고 은행에 취업하니까 대통령도 관심을 갖는다. 고졸 출신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구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하지 않나.
"대학진학률은 79%로 세계에서 가장 높다. 1970년대만 해도 진학률이 30%대였다. 외국처럼 고교졸업 후에도 일자리를 잡아서 일하다 중간에 학업을 할 수 있게끔 해야 한다. 고졸 출신을 뽑고 우대하는 게 늦었지만 바람직한 현상이다. 특성화고 나온 사람들이 반듯한 일자리를 잡을 수 있게끔 프로그램도 마련하겠다. "
▼그래도 특성화고 졸업장으로는 취업이 어렵지 않나.
"지금은 채용시장에 학력거품이 끼어 있다. 채용 과정에서 능력은 있는데 면접기회가 없는 경우가 많다. 서류전형 때 이력서에 적힌 학력 때문이다. 이런 관행을 없애고 실력 위주로 뽑을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펼치겠다. "
▼사회적 기업 일자리가 많이 늘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선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많다.
"사회적 기업은 일자리 창출과 사회서비스 해법에서 굉장히 중요하다. 현대사회는 갈수록 이익사회로 간다. 그래서 이제 상부상조의 공동체정신을 바탕으로 한 사회적 기업이 더욱 필요하다. 사회성이라는 공동가치,기업이라는 지속가능성을 결부시키는 게 필요하다. 사회적 기업법이 시행된 이후 4년 만에 532개 기업에서 1만3500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졌다. 이 중 7800여명이 취약계층이다. 예비 사회적 기업도 1005개 더 있다. "
▼기업들도 사회적 책무 차원에서 사회적 기업에 관심을 갖는 게 필요하지 않나.
"존경받는 기업이 되려면 사회적 기업도 직접 운영하거나 아니면 사회적 기업을 후원해서 경영노하우를 가르쳐 줄 수 있다. 이제 '1사1사회적 기업' 운동을 확산시켜 기업들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
▼한국노총이 계속 투쟁을 벌이고 있다. 대화파트너로 인정할 생각은 없나.
"이용득 집행부 들어서 협력모드가 아니라 투쟁모드로 운동을 벌여왔다. 투쟁기치를 계속 견지한다면 정부도 운신의 폭이 좁다. 노동계는 근로시간면제제도를 반대하지만 지난 1년 동안 근로시간면제제도 시행으로 전임자 수가 많이 줄었다. 노조의 자주성 차원에서 많은 진전을 이뤘다. 타임오프는 노조가 스스로 부담하면서 자주성을 확보하고, 복수노조는 창구단일화를 통해 노조의 민주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다. 자주성과 민주성을 양대축으로 해서 노조의 투명성,더 나아가 기업운영의 투명성을 촉진할 수 있다. "
◆ 이채필 장관
어려서부터 소아마비를 앓았고 검정고시로 중학교와 고등학교 과정을 마쳤다.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 25회로 공무원에 발을 들여놓았다. 산업안전국장 고용정책심의관 직업능력정책관 노사협력정책국장 기획조정실장 노사정책실장 등 고용노동부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법과 원칙을 강조해 노사관계의 포청천이란 별명도 갖고 있다. 1956년 울산 출생.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