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자리를 많이 창출하는 기업인이 애국자다. 이들을 독립유공자 반열로 대접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 취임 두 달여를 맞은 이채필 고용노동부장관은 어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일자리 창출의 중요성을 누누이 강조했다. 이 장관은 "앞으로는 경제 산업 조세와 금융정책까지도 일자리 친화적으로 만들고 집행해야 하며 일자리 창출을 가로막는 제도와 관행을 고치도록 최대한 힘쓰겠다"고도 했다. 특히 일자리를 많이 만드는 기업과 기업인은 사회의 존경을 받을 수 있도록 정부 포상을 하고 조달품 입찰 등에서 혜택을 주는 방안도 고려하겠다고 밝혔다.

우리는 일자리 창출에 정책의 최우선 순위를 둬야 한다는 이 장관의 발언에 전적으로 동의하며 지극히 옳은 방향이라고 본다. 사실 일자리를 만드는 것만큼 경제 전체에 미치는 파급효과가 크고 안정적이며 장기적인 경기대책과 복지대책은 없다. 노사는 물론 기업과 개인 정부 등 모든 경제주체가 '윈-윈'할 수 있는 게 바로 일자리 창출이다.

하지만 현실은 결코 만만치 않다. 우리 사회에는 언제부터인가 부를 죄악시하고 기업과 기업인을 반목하는 정서가 확산돼왔다. 이익공유제 발상도 바로 이런 맥락에서 나왔다. 더욱 심각한 것은 표만을 의식한 정치인들이 앞장서서 이런 분위기를 조장해왔다는 점이다. 최근 여야 정당 대표들이 잇따라 노동단체 대표들을 만나고 경쟁적으로 포퓰리즘성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것을 보면 참으로 답답할 뿐이다. 노동현장은 이미 바뀌었는데 정치권만 구태에 매달려 기업 때리기로 표를 구걸하고 있으니 딱한 노릇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많은 일자리가 만들어지기를 기대할 수 없음은 당연하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일자리 만들기를 전면에 내세운 이 장관의 도전은 결코 쉽지 않아 보인다. 당장 일자리 창출을 막는 각종 규제완화만 해도 정치권과 노동계는 물론 정부 내 다른 부처들로부터도 만만치 않은 견제와 저항에 직면할 것이다. 이 장관은 비록 어려운 도전이지만 취임 일성으로 내세웠던 일자리 창출을 용기를 갖고 지속적으로 추진해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