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증시가 미국의 부채협상 불확실성에 하락 마감했다.

25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지난 주말 종가보다 88.36포인트(0.70%) 하락한 12592.80으로 거래를 마쳤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도 7.59포인트(0.56%) 내린 1337.43을 기록했고, 나스닥 종합지수 역시 16.03포인트(0.56%) 떨어진 2842.80을 나타냈다.

미국의 부채한도 증액과 재정적자 감축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채무불이행(디폴트)에 대한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지난 주말부터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과 공화당의 존 베이너 하원 의장 등은 협상을 진행해 왔으나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미국 백악관과 민주, 공화 양당 의회지도부 간의 부채 관련 협상이 다음달 2일 전에 타결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해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태다.

공화당은 주말 협상이 결렬되자 디폴트를 피하기 위한 단기처방책으로 부채 한도를 일부 증액하고 내년에 다시 한도를 늘리는 '2단계 증액'을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오바마 대통령과 백악관은 그런 조치는 불확실성을 제거할 수 없고 시장에 악영향만 줄 수 있다며 반대 의사를 밝히고 있다.

베이너 의장은 대통령과의 합의가 무산되면 공화당이 자체 안을 내놓겠다고 맞서고 있어 공화당과 민주당이 각각 별도의 안을 내놓을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됐다.

부채한도 증액에 대한 합의에 이르지 못할 경우, 신용평가사들이 미국 신용등급을 낮출 수 있다는 시장의 우려도 높아지고 있다.

라피 자만 듀퐁캐피탈매니지먼트 글로벌증시 운용담당은 "시장은 미국의 부채협상과 유럽 재정위기 확산, 기업들의 호실적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려 하고 있다"며 "무엇에 초점을 맞추느냐에 따라 변동성을 수반한 유동적인 장이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헬스케어와 통신, 소비재관련주 등이 부진했다. 휴대폰 제조사인 리서치인모션은 2000명에 이르는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안 소식에 4.4% 떨어졌다.

킴벌리클락은 원자재 가격 부담에 따라 부진한 2분기 실적을 발표하자 2% 이상 떨어졌다. 보험사인 트래블러스와 항공기 제작사인 보잉이 모두 1.6% 이상 하락했다. 매각작업을 벌이고 있는 증권사 이트레이드는 주관사로 모간스탠리를 선정했다는 소식에 5.6% 상승세를 보였다.

애플은 1.32% 상승, 장중 사상 처음으로 주당 400달러를 넘어섰다. 휴렛패커드와 마이크로소프트(MS)도 1% 이상 상승했다.

이날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9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지난주 종가보다 67센트(0.7%) 내린 배럴당 99.2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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