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부채 협상과 관련한 낙관론이 팽배한 가운데 26일 한국투자증권은 막연한 기대감은 버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시장에서는 부채협상 실패에 대한 대비가 진행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 증권사 박소연 연구원은 "8월 2일 기한이 다가오고 있음에도 협상 진전이 없자 타결 실패에 대한 시나리오별 대응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며 "미국의 신용등급은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트리플A에서 더블A로 강등된다고 보는 시각도 많아졌다"고 전했다.

박 연구원은 "부채 협상이 실패했을 경우 시장의 고민은 미국 국채 금리의 상승 여부와 국채 일드커브의 역커브(bear flattening) 여부 등 두 가지로 축약된다"며 "다만 미 연방준비제도(FRB)의 최우선 순위는 국채시장 안정이므로 미 국채 금리 급등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악의 상황이 벌어지더라도 미국 정부가 국채 이자 지급이 불가능해지는 디폴트(채무불이행)는 피할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민주당과 공화당의 합의가 원만하게 도출될 경우에도 펀더멘털(기초체력)에 대한 문제는 남아있다고 지적했다.

박 연구원은 "중요한 것은 미국 부채한도가 적시에 상향된다고 하더라도 지수를 직전 고점 이상으로 끌어올리는 호재는 되지 못한다는 것"이라며 "미국의 재정긴축과 경제성장률 하향 등 이슈가 새롭게 부각될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결국 시장의 핵심은 부채한도 증액 합의가 아니라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과 장기 재정 건전성 문제"라며 "최근 금값이 오르고 아시아 통화가 강세로 가는 현상은 미국 달러에 대한 헷지 수요가 상당하기 때문"이라고 추정했다.

박 연구원은 "미국 국채가 지급불능의 사태가 되는 디폴트와 일부 연방정부의 지출이 중단되는 연방정부 폐쇄의 사태는 구분해서 볼 필요가 있다"며 "필요 이상으로 낙관론에 치우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김효진 기자 jin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