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킹우먼, 당신들 때문에 출산율 떨어진다고 죄인 취급하면서 막상 임신하면 죄 지은 사람처럼 눈치 봐야 하는 게 현실이다. 그러니 과연 마흔 살 이후에도 회사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까. 불안에 시달리고 일하는 기계처럼 살면서 자기 계발은 커녕 미용실 갈 시간도 없어점점 남자처럼 변해가는 서른 살의 나는 정녕 아름다워 보일까?

30대 워킹우먼들은 고민을 털어놓고 상의할 '언니'가 없다. 상사들은 모두 남자들 뿐이고, 육아휴직을 어떻게 써야하는지, 남자 직원들이 담배 필 때 따라 나가야 하는 건지 미주알 고주알 들어주면서 조언해줄 언니가 없다. 외롭다.

고민하는 30대 여성을 위해 아트 스피치 김미경 원장이 나섰다.

일하는 여자들을 키워온 강사로서, 세 아이의 엄마로서, 20여 명의 직원을 둔 최고경영자(CEO)로서, 힘겨운 30대를 10년 먼저 겪은 선배인 김미경 원장. 그는 신간 '언니의 독설'(21세기 북스)을 통해 기꺼이 '언니'가 되어 많은 동생들에게 '독설'을 전한다.

그녀는 신간 '언니의 독설'에서 "30대 여성에 대해 ‘조로증 걸린’ 불쌍한 여성들"이라며 안타까움을 표현한다. 또 "돈 없고 초라한 지금의 당신은 지극히 정상"이라고 위로한다.

김 원장은 20여년간 여성 리더십을 강의해온 '베테랑 언니'다. 그는 "직장생활 7~8년차에 들어선 미혼 여성들은 안정적인 커리어, 집, 남자 등 모두를 완벽히 갖춰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는다" 며 "드라마 속 주인공을 꿈꾸며 '조로증'에 걸려 매너리즘과 막연한 불안감으로 제 2의 방황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인간은 죽을 때까지 성장하는 기쁨 속에서 살아야 행복한 거야. 그게 없으면 늙으면서 초라해져. 직장 다니는 여자들은 나이가 들어도 커리어가 있기 때문에 그만큼 보상을 받아. 신체적으로는 늙었지만 커리어에선 젊어지고 강해진 거지. 여기서 자존감이 생기는 거야. 여자는 결혼하면 내 안에서 울려 퍼지는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줄 알아야 해. 그걸 외면하지 말라고. <1권 85쪽>

김 원장은 도망치듯 결혼해 회사를 떠나는 여자들에게는 '원초적 생계 부양자'가 되라고 추천한다. 일하는 워킹맘에게는 '아이를 파트너'로 키우기를 권한다. 직장과 가정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기를 바라는 여성들에게는 '가난한 남자'를 남편감으로 골라야 한다고 전했다.

그녀는 '가난한 남자'와 결혼해야 하는 이유에 대해 "'작전주 같은 남자'와 결혼하지 말고 '저평가된 우량주' 같은 남자를 만나야 한다. 시부모들에게 받아올 돈이 없으니 며느리가 직장생활을 하는데 협조적이다. 게다가 집에 돌아갈 수 없으니 일이 절박하다. 그러니 일하는데 최고의 환경이 세팅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결혼할 때 필요한 건 남자의 돈이 아니라 투철한 창업정신이야. 너의 창업정신에 동의하고 함께 갈 수 있는 사람을 선택해 앞으로 60년을 살아가는 거지. 이게 바로 결혼이야. 처음부터 “부잣집 남자 만나서 결혼해야지” 하는 애들은 절대 성공할 수 없어. 이미 시작할 때부터 불공정 거래를 했는데 어떻게 성공할 수 있어? 계속 불법으로 일관한다면 모를까. <2권 49쪽>

이 책에는 '남편의 육아 나이를 키워라' '남자 친구에게 심플하게 답하면 긴 문자를 받을 것이다' '승진하고 두 달 뒤에 임신하라' '가짜 돈과 진짜 돈을 구분하라' 등 친언니가 가르쳐줄만한 섬세한 삶의 지혜가 빼곡히 차 있다.

무릎을 맞대고 등을 두드려 주다가도 애정이 격해지면 정신이 바짝 드는 독설로 흔들어 깨워주는 이야기를 가만히 듣다 보면 포기하고 싶을 때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한경닷컴 정원진 기자 aile0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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