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물산 대주주가 경영권 안정을 위해 지분을 대거 늘렸다.

태평양물산은 최근 '주식농부'로 잘 알려진 박영옥 스마트인컴 대표의 경영 참여 선언으로 관련 이슈가 발생한 기업이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태평양물산의 최대주주인 임석원 사장은 회사가 보유 중이던 자사주 20만2000주를 약 29억원에 취득했다. 회사 전체 발행주식수의 8.43%에 이르는 물량을 확보했다.

이에 따라 임 사장의 보유지분은 기존 20.04%(48만366주)에서 28.52%(68만2366주)로 확대됐다. 또 임 사장을 비롯한 대주주 일가의 지분은 38.2%로 늘었다. 반면 회사 소유 자사주는 32만6666주로 감소했다.

임 사장이 돌연 자사주를 취득한 이유는 경영권 방어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지분 5% 이상 보유한 상장 기업만 4곳인 '큰 손' 투자자 박영옥 대표는 지난달 태평양물산에 대해 경영참여를 선언했다. 회사의 외형 증가에도 불구하고 수익성이 계속 떨어지고 있어 주가가 부진하다는 이유에서다. 박 대표는 태평양물산의 2대주주다.

박 대표는 이후로도 지분을 계속 늘려 임 사장 측을 압박했다. 현재 그는 태평양물산 지분 11.35%(27만2022주)를 보유 중이다.

박 대표는 "임 사장의 자사주 취득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며 "안정적 지분 확보로 경영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적대적 M&A(인수ㆍ합병) 의도를 갖고 있진 않지만 회사 발전을 위해서는 경영진이 조금이라도 바뀌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며 앞으로도 회사에 여러 제안을 할 것임을 내비쳤다.

이에 대해 태평양물산 관계자는 "자사주 처분은 박 대표와는 별개로 이뤄진 것으로 경영권 이슈와는 관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