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투자은행(IB) 활성화를 위한 방안이 포함된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입법예고될 예정인 가운데 IB가 되기 위한 최소 자기자본이 3조원으로 확정됐다.

이에 따라 자기자본 기준 상위 증권사 5곳이 연내 IB 업무를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비교적 자기자본이 많은 곳들과 그렇지 못한 증권사들간 반응이 엇갈리고 있어 향후 자본확충 행보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우證 "3조 적당해" vs 우리투자 "유증은 다소 부담돼"

대우증권은 올 3월말 기준으로 자기자본이 가장 많은 곳으로, 그 규모는 2조8630억원이다. 두 번째로 많은 곳은 2조7990억원으로 집계된 삼성증권이다.

이들 두 곳은 사실상 1400억원~2000억원 정도만 자본을 늘리면 IB 업무를 할 수 있다. '3조원 허들'이 비교적 여유로운 분위기다.

대우증권은 "현실적으로 이익유보금으로 해결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일 자본확충이 더 필요하다면 내부에서 다양한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당부서에서 아직 자본확충 계획을 내놓은 것은 없다"고 덧붙였다.

매년 약 2000억원이 이익준비금으로 편입되고 있는 삼성증권도 비교적 여유로운 모습이다. 인위적으로 유상증자 등을 하지 않아도 3조원 규정을 만족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증권은 "자기자본 3조원의 경우 다소 여유있는 수준인데 매년 2000억원씩 이익준비금으로 편입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반면 연내까지 약 4000억원의 자본금을 늘려놔야 하는 우리투자증권의 경우 다소 우려섞인 목소리를 냈다.

우리투자증권은 "3월결산법인인데 연내에 부족한 자본을 채워넣어야 하기 때문에 여유가 있는 것은 아니다"라면서 "자본조달이 필요하다면 유상증자와 후순위채권 발행 등이 가능할 것인데 증자는 일시적이더라도 주가에 영향을 줄 수 있어 부담되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시행안 등이 전달된 것이 아니어서 내부적으로 세밀하게 검토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투자-현대證 "필요하다면 증자할 것"

대형사 5곳 중 3월말 현재 자본금이 가장 적은 곳은 한국투자증권(2조4210억원)이다. 이 증권사는 역시 유상증자가 필요하다면 실시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번 개정안을 구체적으로 검토해 프라임브로커 사업 진행 여부를 결정할 것"이라면서도 "IB업무를 위해 증자가 필요하다면 증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소 자기자본 3조원 수준은 적당하다고 본다"며 "이미 이달초 IB업무를 위한 태스크포스(TF)팀을 만들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자기자본 순위 3위인 현대증권 역시 유상증자를 염두해 두고 있다.

현대증권은 "3000억원 정도 모자라는데 증자 아니면 돈을 빌리는 형식으로 자본확충이 이뤄질 것"이라며 "3조원 가이드라인에 맞추기 위해 다각도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올 3월말 기준 자기자본이 2조원을 넘는 증권사는 대우(2조8630억원) 삼성(2조7990억원) 현대(2조6890억원) 우리투자(2조6290억원) 한국투자증권(2조4210억원) 등 5곳이다. 이들 상위 5개 증권사의 자기자본 평균은 2조7000억원이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최성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