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스크림 업계는 최대 성수기인 여름을 맞아 달콤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업체마다 수십년째 인기를 이어오고 있는 스테디셀러뿐 아니라 원료를 고급화한 프리미엄급 아이스크림을 차세대 주력 제품으로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해태제과의 '부라보콘'은 1970년 출시 이후 지금까지 40억개,1조원어치 이상 판매된 빙과업계 간판 제품이다. 그동안 우리 국민이 먹은 부라보콘을 모두 연결하면 총 길이가 약 72만㎞로 경부고속도로를 860번 왕복할 수 있는 거리다. 최근에는 "12시에 만나요,부라보콘"으로 시작하는 광고 음악까지 새단장하면서 젊은 고객의 눈길 끌기에 나섰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의 인기 출연자인 윤도현 · 정엽 씨가 등장해 노래 대결을 펼치는 내용의 광고가 인기다. 해태제과는 어린이들에게 인기가 높은 튜브류 아이스크림 '탱크보이'의 품질을 강화해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어린이 기호식품 품질인증'을 획득했다. 식이섬유와 비타민C 함량을 하루 영양소 섭취기준의 10%와 15%로 각각 높였고,식이섬유는 사탕수수에서 추출한 프락토 올리고당 성분을 사용해 안전성을 높였다는 설명이다.

롯데제과의 '와쿠와크'는 '소리로 먹는 아이스크림'을 표방한 제품이다. 씹을 때 부스러지는 재미있는 소리가 최대 마케팅 포인트다. 지난 3월 출시 이후 월 20억원 이상의 판매실적을 올리면서 올해 200억원 이상의 매출이 기대되는 제품이다.

와쿠와크는 국내 아이스크림 시장에서 유일하게 콘 아이스크림의 특징과 모나카의 장점을 접목시켰다. 콘과자 속에 초콜릿을 코팅하고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듬뿍 채운 뒤 달콤한 초콜릿과 바삭한 퍼프(뻥튀기 쌀) 토핑을 얹어 바삭거림과 부드러움이 조화를 이루도록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두 장을 겹쳐서 구워내는 웨이퍼 과자와 퍼프 초콜릿이 만드는 바삭거리는 맛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탤런트 박민영 씨가 등장해 팝핀 댄스를 추는 광고도 화제다.

빙그레의 '끌레도르(황금열쇠라는 뜻의 프랑스말)'는 분유가 아닌 생우유와 생크림을 원료로 쓴 프리미엄급 아이스크림이다. 끌레도르에 적용된 저온해동 공법은 원료를 가공할 때 높은 열로 녹인 뒤 재가공하는 기존 공법 대신에 저온으로 해동해 원료 본연의 맛을 그대로 살린 방식이다. 질감이 살아있는 덩어리가 아이스크림 안에 풍부하게 들어있어 고급스러운 맛을 높인 제품으로 꼽힌다.

또 기존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이 전문점 위주로 고가 전략을 고수하는 것과는 달리,끌레도르는 할인점 편의점 제과점 등 유통업체 위주로 판매함으로써 경쟁제품보다 20~3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고 있다. 제품 홍보에 '스포테인먼트'(스포츠+엔터테인먼트) 개념을 도입해 두산베어스와 제휴 마케팅을 벌이는 등 이색적인 시도도 눈길을 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