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샤를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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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올해 휴가지에 갖고 갈 CD를 한 장만 추천하라면 그루지야 태생의 소프라노 니노 마차이제의 독집(SONY)을 고르겠다.
1983년생이니 오페라 주역으로는 너무 젊지만 마차이제는 이미 완벽한 고음과 빠른 콜로라투라를 갖춘 최고의 테크니션이요,넘치는 생기와 어두운 기운을 겸비한 독특한 음색의 소유자다. 안젤리나 졸리를 연상시키는 외모도 그녀의 젊음을 뒷받침한다.
마차이제는 일찌감치 이탈리아로 건너가 한창 공부할 나이에 여러 극장의 러브콜을 받은 성악 신동이다. 드디어 2008년 여름 잘츠부르크 페스티벌에서는 만삭의 안나 네트렙코 대신 샤를 구노의 '로미오와 줄리엣'을 불러 격찬을 받는다.
이번 음반에는 그녀가 스타덤에 오르는 데 일조한 '로미오와 줄리엣' 중에서 뽑은 두 곡이 2번 트랙과 5번 트랙에 실려 있다. 1막 중반 줄리엣이 열띤 왈츠를 노래할 때 쾌활한 리듬은 첫 무도회의 화려한 분위기를 전한다. '독약 장면의 아리아'는 짜릿한 전율을 느끼게 한다. 10대의 생동감과 우아한 음색이 구노의 음악 속으로 빨려들게 만든다.
2008년 '로미오와 줄리엣' 실황은 2009년 벨리니의 '청교도'와 함께 한글 자막 영상물로도 발매되었는데 그녀에게 감탄한 오페라 팬이라면 이 독집 데뷔 음반도 놓쳐서는 안 될 것이다.
유형종 < 음악 · 무용칼럼니스트 · 무지크바움 대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