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대의 세금 탈루와 비자금 조성 혐의를 받고 있는 시도상선의 권혁(61) 회장이 검찰의 재소환 통보에 불응한 채 입원했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이성윤 부장검사)는 25일 권 회장을 소환 조사한 데 이어 26일 오전에도 재출석을 통보했으나 권 회장은 지병으로 병원에 입원했다는 이유로 소환에 응하지 않았다. 검찰은 전날 소환 조사를 받던 권 회장이 허리디스크에 당뇨, 고혈압 등 지병을 호소하자 이례적으로 6시간도 채 조사하지 않고 조기 귀가시켰다. 권 회장이 재소환에 불응함에 따라 검찰은 정식 소환장을 보낸 뒤 계속 응하지 않으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강제 구인할 방침이다. 검찰은 전날 조사 등을 통해 '사업장이 홍콩 등 외국에 있기 때문에 국내에 세금을 낼 이유가 없다'는 권 회장의 해명과는 달리 상당액의 세금을 탈루한 혐의를 일부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시도상선이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STX조선해양 등 국내 조선사들과 선박건조 계약을 하거나 대형 보험업체들과 손해보험 계약을 하면서 리베이트를받아 수백억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한 사실도 일정 부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최근 이들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 등을 통해권 회장의 혐의를 입증할 만한 자료를 상당수 확보했다. 하지만 권 회장은 전날 검찰의 추궁에도 혐의를 극구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권 회장을 몇 차례 더 불러 조사한 뒤 늦어도 다음 달 중순 이전에는 사법처리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