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발생한 국제통화기금(IMF) 해킹 사건에 중국 정부가 연루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연방수사국(FBI)이 26일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정부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FBI가 최근 IMF의 해킹에 쓰인 프로그램 코드 등을 분석한 결과 중국 정부가 관여했을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했다"며 이같이 전했다. 소식통은 "중국의 해커들이 올 들어 조직적으로 IMF 전산망에 접근했고 상당한 규모의 내부 문서를 빼가면서 해킹 흔적을 남겼다"며 "해커들은 교묘하게 미국 내 서버를 사용했고 IMF를 수차례 공격했다"고 설명했다. IMF는 아직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는 상태다.

IMF 해킹 사건에 중국 정부가 개입했다는 얘기에 중국 측은 발끈하고 있다. 워싱턴 주재 중국대사관의 왕바오둥 대변인은 "국제기구에 대한 전산망 해킹은 테러나 마찬가지"라며 "테러를 저지른 배후로 중국을 끌어들이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일"이라고 FBI를 비난했다.

최근 몇 년간 미국 주요 기관과 국제기구에 대한 해킹 공격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일부 해킹 사건과 관련해 중국 개입설을 주장하며 중국 해커에 대한 감시를 강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실제 2년 전 미 · 중 경제대화를 앞두고 미 재무부 고위 관리의 컴퓨터가 해킹당해 미 연방수사관들이 조사한 결과 중국 해커의 소행인 것으로 확인됐다. 존 맬러리 사이버 보안 전문가는 "중국의 환율정책과 무역관행 등 주요 정책 결정과 관련돼 해킹 공격이 자주 발생한다"고 말했다.

한편 랜디 비커스 미국 국토안보부(DHS) 컴퓨터비상대응팀장이 최근 돌연 사퇴했다. 로이터통신은 "지난 주말 비커스가 신변상의 이유로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며 "최근 FBI 등 정부기관이 해킹 공격을 당한 것에 대해 책임을 지고 물러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장성호 기자 ja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