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요금 인상의 최대 수혜주가 될 것으로 기대됐던 한국전력의 주가가 시큰둥하다.

전문가들은 전기요금 현실화를 위해서는 내년에도 인상이 이뤄져야 하는데, 이번 발표에서 내년에 대한 이야기가 빠진 것이 투자자들을 실망시켰다고 진단했다.

26일 지식경제부는 다음달부터 전기요금을 4.9% 인상키로 했다고 밝혔다. 현재 전기요금이 원가의 86.1%에 불과하지만 서민부담과 물가 영향을 고려했다는 설명이다.

전기요금 인상에 따라 한국전력의 실적개선이 점쳐지지만 주가는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후 2시27분 현재 한국전력은 전날보다 150원(0.57%) 오른 2만6650원을 기록 중이다.

이같은 주가 반응은 현재의 인상폭이 투자자들의 기대치에 못 미치기 때문이란 판단이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이번 인상폭은 지난해의 적정 투자보수율(투입된 자본의 수익률) 6.1%도 반영하지 못하는 수준"이라며 "당초 전망한 요금인상폭은 최소한 적정 투자보수율 수준인 6~7%였다"고 말했다.

정부의 인상 결정으로 전기요금 현실화에 한발짝 다가가기는 했으나, 모멘텀(상승동력)으로는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또 기대했던 내년 인상계획이 발표되지 않은 것도 투자자들을 실망시킨 요인으로 꼽혔다.

김승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기존 로드맵에는 내년 1월 4.2%의 추가 인상안이 담겨 있었는데, 이날 발표에서는 내년에 대한 언급이 없었다"며 "시장은 내년 양대 선거를 앞두고 요금인상이 이뤄지지 않을 수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주가가 바닥권에 있기는 현재로서는 상승을 이끌 모멘텀이 없다는 진단이다.

김 연구원은 "내년 요금인상이 가시화되기 전까지는 한국전력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기는 힘들 것"이라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