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에는 600억원을 모았었는데, 이번 달에는 자문형 랩 상품에 들어온 돈이 30억원도 채 안됩니다."

자문형 랩어카운트 시장이 급격히 '쿨 다운'(cool down) 되고 있다. 성장세가 꺾이면서 투자자문사들의 고민도 깊어지는 모습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증권사의 자문형랩 잔고는 6월말 8조9700억원으로 전달(9조1000억원)에 비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증권, 대우증권, 한국투자증권 등 주요 증권사별 자문형랩 판매 잔고도 감소했다.

하루 이틀만에 몇천억원씩 자문형랩으로 자금이 몰렸던 것은 이미 옛날 얘기다. 대형 자문사들조차 100억원 모집하기 힘들다는 목소리가 나올 정도다.

작년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자문형 랩 상품 열기가 서서히 꺾이고 있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투자자문사 임원은 "수익률이 시장 대비 우수했음에도 불구하고 자금이 잘 모이지 않는다"며 "한때 자금을 갈퀴로 긁어모으던 대형 증권사에서도 자금 유입세가 예전 같지 않다"고 토로했다.

그 동안 자문형 랩 투자자들은 목표수익률에 도달하면 랩을 환매하고 또 다른 자문형 랩으로 갈아타는 투자방식을 반복해왔다. 하지만 최근 자문형 랩 수익률이 부진하면서 많은 자금들이 기존 자문형 랩에 묶여 갈아타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많은 자금을 끌어모았던 대형 자문사들의 수익률이 부진한 상황이다.

대형 A증권사에서 판매 중인 자문형랩의 수익률을 살펴보면 지난 25일 현재 브레인투자자문의 3개월 수익률은 -5.75%, 한국창의투자자문은 -6.07%다. 토러스투자자문(-10.795), 레이크투자자문(-7.39%), AK투자자문(-6.06%), 제이앤제이투자자문(-4.28%)의 수익률도 코스피 지수 등락률(-0.69%)에 크게 못 미친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전반적으로 자문형랩 시장 확대에 기여했던 판매사 영업직원들도 투자자들을 쉽게 끌어모으지 못하게 됐다.

한 증권사 지점 관계자는 "대형주에서 많은 손실을 입었기 때문에 프라이빗뱅커(PB)들이 움직일 명분이 없다"며 "기존 자문형 랩이 마이너스로 묶여 있으니 추가 납입할 것을 권하기도 어렵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일부 투자자문사들은 새로운 트렌드를 찾아 나서는 모습이다.

케이원투자자문은 지난달 29일부터 삼성증권에서 판매하는 '삼성POP 골든랩 월 1% 플랜'의 자문을 맡고 있다. 이 상품은 자문형랩의 강점에 최근 각광받는 월지급식 개념을 합친 것이다.

현재까지 400억원 이상의 자금을 모았으며, 1호와 2호 모집을 마감하고 지난 25일부터 3호 가입을 받고 있다.

한경닷컴 김다운 기자 kdw